데이터홈쇼핑(T커머스) 사업자 SK스토아 인수전에 패션 플랫폼 '퀸잇' 운영사 라포랩스가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계에선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 한다"는 우려가 확산한다. 하지만 라포랩스는 '이번 인수는 충분히 계산된 투자'란 입장을 밝혔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라포랩스는 최근 SK스토아에 대한 실사를 마치고 인수 여부를 결정할 마지막 단계에 다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라포랩스 관계자는 "SK스토아 실사 이후 현재는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SK스토아는 지난해 연 매출 3023억원, 영업이익 81억원을 기록한 T커머스 1위 업체다. 반면 퀸잇은 지난해 매출 711억원으로 SK스토아의 4분의 1 수준인 데다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양사의 "체급 차이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럼에도 라포랩스는 이번 결정이 전략적 투자 차원이라고 강조한다. 회사는 SK스토아 인수를 위해 총 1800억~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회사가 보유한 현금은 약 650억원이며, 벤처캐피탈(VC) 투자로 500억~700억원, 증권사·은행으로부터 약 500억원을 추가 조달할 계획이다.
라포랩스는 특히 양사의 주력 고객층이 4050대 여성으로 겹치고, SK스토아의 방송·커머스 상품기획(MD) 역량, 그리고 라포랩스가 강점으로 가진 IT 개발·플랫폼 운영 효율이 결합하면 "충분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인수 후 성장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할만한 결합 효과가 있단 얘기다. 라포랩스 측은 "회사가 통합될 경우 현재 SK스토아가 외주를 주고 있는 IT 개발제작 비용같은 고정 지출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채널 확장에 따라 플랫폼 성장 속도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여전히 신중론이 우세하다. 양사의 매출 규모 차이뿐 아니라, SK스토아 역시 최근 몇 년 사이 매출 변동성이 컸던 만큼 지속 가능한 경영 구조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금 조달 규모가 크고 통합 난이도도 높은 상황에서 실적을 빠르게 반등시키지 못하면 부담이 고스란히 투자사와 인수 기업에 돌아갈 수 있다"며 "시장이 보는 우려와 라포랩스의 자신감이 어디에서 교차할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유통업계에서 무리한 인수·확장이 실패로 귀결된 사례도 재조명 받는다. 2022년 온라인 육가공·밀키트 플랫폼 '정육각'이 유기농 식품 업체 '초록마을'을 인수하며 공격적으로 외형 확장에 나섰다가 결국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게 대표적이다. 당시 두 기업의 매출 격차가 5배에 달했고, 정육각 자체가 적자 구조였던 데다 인수 자금 상당 부분을 외부 차입에 의존했던 점 등이 이번 인수전 사례와 유사하단 의견도 있다.
이와 관련 라포랩스는 "정육각 사례와 단순히 겹쳐 보일 수는 있지만, 사업 구조와 시너지 구조가 전혀 다르다"고 선을 긋고 있다. 그러면서 양사의 장점이 시너지를 내면 성장성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단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