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개인정보 '노출'에서 '유출'로 표현을 정정하며 재공지한 이후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 전반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돌고 있다. 유출 규모가 사실상 국내 이커머스 이용자의 대부분을 포괄하는 수준으로 확인되면서 소비자 불안이 단기간에 가라앉기 어려워진데다 유출된 개인정보가 스미싱·피싱 등 2차 피해에 활용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플랫폼 보안 체계의 구조적 신뢰성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잇따르고 있어서다.
8일 모바일인덱스 자료를 보면 쿠팡의 일간 활성 이용자수(DAU)는 지난달 30일 1745만명에서 이달 5일 1617만명으로 약 100만명 가량이 감소했다. 수치만 보면 눈에 띄는 하락폭이지만, 같은 기간 G마켓과 11번가도 161만~170만명, 137만~159만명대에서 등락을 반복한 만큼 이를 곧바로 뚜렷한 '이탈 흐름'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일주일간의 추세를 놓고 보면 쿠팡과 타 플랫폼 모두 미세한 변동성이 커진 것을 두고 시장 내부에서는 "큰 판도 변화로 보기는 이르지만, 변화의 초기 신호 정도는 나타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 이동이 일부 포착되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단기 변동의 범주"라며 "실제 전환 흐름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1~2개월의 지표가 더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가 이커머스 경쟁 구도에 '질적 변화'를 예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중소 셀러들은 개인정보 유출 이슈로 단기 매출 변동성이 커지면서 플랫폼 선택 기준이 다시 가격·물류 속도 중심에서 신뢰·안정성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셀러 커뮤니티에서도 "충성 고객이 많아도 보안 우려가 커지면 구매 전환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정책 환경도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정부와 국회는 대형 플랫폼의 보안 의무 강화, 내부 통제 절차 개선, 인증 체계 재정비 등을 검토하겠다면서 제도 보완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플랫폼 규모가 커질수록 개인정보·결제 정보가 집중되는 만큼 기업의 관리체계에 대한 요구 수준도 기존보다 높은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운영비 증가와 함께 플랫폼마다 보안 인프라·기술 투자를 강화할 유인이 커지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전자상거래 산업의 경쟁 양상 자체가 변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 이후 이커머스는 출혈 경쟁에서 한 발 물러나 신뢰 회복, 안전한 운영, 판·구매자 보호, 투명성을 내세우는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소비자도 이제 '가장 싸다'보다 '가장 안전하다'를 기준으로 플랫폼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쿠팡–네이버 양강 구도가 약화되면서, 플랫폼별 고유한 강점이 부각되는 형태로 경쟁 구도가 세분화될 수 있다"며 "물류 강점형·콘텐츠 커머스형·전문 카테고리형 등 복수 플랫폼의 공존 체제가 다시 부상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