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 경기 둔화로 가정용 가구 수요가 위축되면서 가구업계가 B2B(기업 간 거래) 시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사무용 가구와 건설사 납품부터 오피스 공간 설계까지 아우르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샘(39,450원 ▼200 -0.5%)의 지난해 매출 중 B2C(기업 대 소비자)에 해당하는 리하우스·홈퍼니싱 매출 비중은 50.8%로 2021년 70.2%보다 19.4%P(포인트) 줄었다. 반면 건설사 특판과 자재 판매 등 B2B·기타 부문 매출은 같은 기간 29.8%에서 49.2%까지 확대됐다.
현대리바트(7,270원 ▲30 +0.41%)의 매출도 유사한 흐름이다. 가정용 가구 매출 비중은 2021년 25.5%에서 지난해 20.4%로 낮아졌지만 B2B 자재·공사 부문은 36.7%에서 38.8%로 확대됐고 사무용 가구도 7.1%에서 9.3%로 늘었다. 사무용 가구 매출은 이 기간 986억원에서 1370억원으로 40% 가까이 증가했다.

가구업계의 매출 비중 변화는 사업의 방향성이 바뀌고 있다는 증거다. 과거 개별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제품 판매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기업·기관 납품에 이어 기업의 공간 설계와 프로젝트까지 담당하는 쪽으로 확대되는 흐름이다. 주택 경기 둔화로 개인 인테리어 수요가 줄어든 반면 일하는 방식의 다양화로 오피스 리모델링과 업무환경 개선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자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으로 전환한 것이다.
최근에는 사무공간을 단순 업무 공간이 아닌 조직 문화와 브랜드 정체성을 표현하는 공간으로 활용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오피스 구성을 가구업체가 초기부터 설계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자사 브랜드의 강점을 B2B에도 녹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실제 한샘은 지난 2일 오피스 가구 라인업 '이머전' 시리즈를 출시하고 전용 쇼룸을 마련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집과 같은 편안한 분위기의 '홈라이크(Home-like)' 콘셉트를 앞세워 기능 중심의 사무용 가구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호텔·병원·교육시설 등 특수 목적 가구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리바트도 지난달 '이모션' 시리즈를 선보였다. 바다와 물결을 착안한 형태와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했다. 기업 정체성을 드러내는 '브랜디드 스페이스' 트렌드를 반영했다. 지난해 출시한 사무용 가구 '오아 시리즈'는 출시 직후인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매달 10%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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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용 가구 부문 1위 퍼시스(37,400원 ▼1,100 -2.86%)는 지난달 강남에 새로운 '비즈니스 허브'를 열고 1위 수성에 나선다. 인테리어·이사·클리닝·폐기까지 아우르는 'B2B 솔루션 기업'으로 확장하겠다는 로드맵의 첫 단계다. 앞서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오피스 환경 컨설팅 이력이 풍부한 박정희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무용 가구 공급이나 기업 대상 프로젝트는 비교적 규모도 크고 안정적"이라며 "다만 오피스 가구를 포함한 B2B 시장도 경쟁이 제법 포화 상태라서 가구 디자인과 공간 설계 역량이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