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출시된 해태제과의 '맛동산'이 올해로 출시 50주년을 맞았다. 단순 과자를 넘어 한국인의 추억을 간직한 '국민 스낵'으로 자리 잡은 맛동산은, 50년간 쌓아온 혁신으로 여전히 연 매출 500억원대 메가 브랜드를 유지 중이다. 해태제과는 이를 기념해 밤맛 '맛동산 밤' 등 신제품을 선보이며 MZ세대 입맛 공략에도 나섰다.
맛동산은 올해로 누적 매출 1조9100억원으로 총 32억 봉지가 판매됐다. 길이로 치면 지구 둘레 20바퀴(약 80만km)에 이르는 양이다.
맛동산이 탄생하던 1970년대 당시 스낵 시장은 라면회사에서 만든 팜유로 튀긴 제품이 주를 이뤘다. 해태제과는 차별화를 위해 전통 한과 방식을 차용한 스낵인 '맛보다'를 1974년 2월 시험 출시했다. 초도 물량(하루 100박스)이 순식간에 동나며 시장 잠재력을 확인했지만, 생산 설비 부족으로 6개월 만에 생산을 중단했다.
'맛보다'는 이름부터 모양까지 싹 바꿔 '맛동산'으로 재탄생했다. 당시 1개월간 전국 1000명 대상 소비자 설문조사를 거쳐 개발된 이 제품은 '맛도 좋고 양도 많은 과자'에 대한 소비자 수요를 충족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맛동산은 달착지근한 당액 코팅에 고소한 땅콩 고물을 입히고, 국내 최초 발효 공정을 더해 부드러운 식감을 구현했다. 최고급 식물성 채종유로 튀겨 기름 냄새를 최소화했고, 중량은 100g에서 200g으로 대폭 늘렸다. 패키지도 기존 직사각형에서 복주머니형으로 변신해 한국적 정서에 맞췄다.
이에 출시 첫 해에만 500만 봉지(5억원 매출, 한 봉지 당 100원)가 팔리며 '메가 히트'를 쳤다. 이는 현재 물가로 환산하면 750억원 규모다. 1980년에는 매출은 10배 이상 늘어나며 연간 50억원을 돌파했다. 연 2500만 봉지로, 1초에 1개씩 판매된 셈이다.
맛동산의 장수 비결은 끊임없는 혁신이다. 다른 스낵이 생략한 발효 공정을 '22시간(1차 19시간+2차 3시간)' 도입해 최적의 맛과 향을 살렸다. 시큼함 없이 풍부한 맛을 구현한 이 기술은 1982년 청주공장에서 체계화됐다. 맛동산은 2006년 유산균 발효와 2010년에는 국악발효 공법 등 독보적인 발효 기술을 도입했다. 제과 업계 유산균 도입보다 10년 앞선 '국내 최초 발효 스낵'으로 평가받는다.
국악발효 공법은 서양음악보다 진동 폭이 훨씬 큰 전통 국악을 드려줘 효모 발효를 더욱 활발하게 하는 공법이다. 효모 작용이 활발할수록 공기층이 더 많이 생성돼 부드러운 조직감을 살릴 수 있다.
출시 후 48년간 스테디셀러 지위를 한 번도 벗어나지 않은 맛동산은 2023년 연 매출 589억원, 2024년 상반기 277억원을 기록했다. 허니버터칩 열풍에 잠시 밀렸지만 2016년 6위로 복귀, 매년 10위권에 자리 잡고 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50년간 쌓은 추억을 바탕으로 더 혁신적인 맛동산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