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쫀쿠룩 입고 두쫀쿠 만들자!"
패션·유통업계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콘텐츠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제품 소개나 스타일링 중심에서 벗어나 회사 안 일상과 밈을 소재로 한 콘텐츠가 공식 채널에 등장하며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브랜드 메시지를 전면에 드러내기보다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장면을 먼저 제시하는 방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F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패션 매거진 '나인투식스 매거진'은 최근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두쫀쿠'를 만드는 릴스를 공개했다. 신제품이나 스타일링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공감할 만한 상황을 소재로 삼았다. 앞서 20초 분량의 '두쫀쿠 밈 요약' 영상도 게시하며 콘텐츠 맥락을 먼저 제시했다.
이 같은 방식은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소비 환경과 맞물려 있다. 패션 기업의 SNS 채널이 신제품 정보 전달이나 시즌 화보 중심으로 운영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직장인 일상, 요즘 유행하는 밈, 취향 소비를 다룬 콘텐츠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두고 브랜드가 소비자와 관계를 맺는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이러한 콘텐츠 운영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나인투식스 매거진'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지난해 1월 2만6000명에서 현재 5만5000명으로 약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최고 조회수는 430만회, 최근 3개월 누적 조회수는 1000만회를 기록했다. 패션 요소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은 콘텐츠가 채널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유튜브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LF 공식 유튜브 채널 'LF랑놀자'는 직장인 일상과 소비 키워드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구성하고 있다. 현재 구독자 수는 3만 명 수준이다. 2025년 기준 연간 조회수는 약 200만회로 집계됐다. 구독자 연령대는 25~34세가 46.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18~24세 비중도 15.4%로 나타났다. 젊은 직장인과 패션 관심층을 동시에 흡수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는 이러한 SNS 채널을 젠지(Gen Z) 소비 반응을 관찰하는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20대 직원들을 중심으로 트렌드와 밈, 콘텐츠 반응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반응이 확인된 소재를 빠르게 실험하는 방식이다. 특정 브랜드나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일상과 공감 요소를 통해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인식시키는 전략이다.
패션업계뿐 아니라 편의점 등 유통업계에서도 SNS 채널이 제품 홍보 수단을 넘어 소비자 접점 관리 채널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가 무엇을 보여주느냐보다 어떤 맥락에서 소비자와 연결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예를들면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씨유튜브'와 GS리테일의 '이리오너라' 역시 공감형 콘텐츠를 내세우면서 브랜드 채널의 역할을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