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피해자들 미국서 집단소송..."본질은 기업 규제 아닌 정보유출"

유예림 기자
2026.02.07 13:17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경찰이 김병기 무소속 의원이 쿠팡 전 대표와 고가의 식사를 하고 이 회사에 취업한 전 보좌진에 인사 불이익을 요청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29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와 서초구 쿠팡 사회공헌위원회에 대해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사진은 이날 쿠팡 본사의 모습. 2026.01.29. /사진=이영환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피해자들이 6일(현지시간) 쿠팡 미국 본사를 상대로 현지 법원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7일 뉴시스에 따르면 법무법인 대륜의 미국 협력 로펌 SJKP는 이날 미국 뉴욕 동부 연방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Inc와 김범석 의장을 공동 피고로 집단소송 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쿠팡Inc는 쿠팡 한국법인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다.

SJKP는 정보유출 사건이 한국에서 벌어졌더라도 보안 정책과 사고 대응 등 주요 의사결정은 미국 본사 경영진에 의해 이뤄졌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쿠팡 본사에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고 봤다.

또 "김범석 의장은 정보보호 인력과 예산 편성, 집행 등 최종 권한을 행사한 인물임에도 보안 위험을 방치하거나 중대한 과실로 묵인했다"고 주장했다.

대표원고는 미국 뉴욕시에 거주하는 정보유출 피해자 A씨가 맡았다. A씨는 미국 시민권자이며 한국, 미국에서 쿠팡을 이용한 고객이다. 연락처, 주소, 결제 정보, 개인통관고유부호 등이 유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SJKP는 원고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신원 도용이나 금융 사기 등 위험에 처했으며 이는 쿠팡의 관리 실패라고 보고 있다.

이번 소송은 미국 내 정보유출 피해자와 한국에 거주하는 피해자까지 대변하는 집단소송 방식으로 이뤄졌다.

소장에는 쿠팡 전 직원이 고객 정보 약 3370만개를 탈취했고 이름과 연락처, 건물 출입코드 등 민감한 정보가 포함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법원이 쿠팡에 암호화와 다중인증 도입을 강제하는 이행 명령도 청구 취지로 포함됐다.

SJKP는 "데이터의 자유로운 국경 간 이동은 경영진의 보안 책임에 대한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며 "이번 소송은 신뢰를 회복하고 지난해 11월 한미 정상이 합의한 공동 팩트시트의 핵심 가치인 디지털 차별 금지를 구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국일 대륜 경영대표는 "이 사태의 본질은 특정 국가 기업에 대한 규제가 아니라 3300만명에 달하는 소비자 정보 보호라는 국가의 기본적 책무를 이행하는 데 있다"며 "쿠팡이 글로벌 기업 위상에 걸맞은 거버넌스를 구축해 이번 소송이 한미 디지털 경제협력의 진정한 모델로 부상하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소장에는 구체적인 소송 참가자 수가 명시되지 않았다. SJKP는 지난해 12월 기준 3900명이 집단소송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 시간이 지난 만큼 인원은 더 늘었을 것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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