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전 사주인 홍원식 전 회장 일가가 직면하게 될 법적 책임 규모가 최대 1600억원대로 늘어났다. 과거 경영 과정에서의 배임 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과 더불어 회사 매각 과정에서 발생한 계약 위반·지연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가 중첩된 결과다.
26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남양유업 경영권을 인수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는 남양유업 전 사주인 홍 전 회장을 상대로 578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해당 소송은 지난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소송은 주식매매계약(SPA) 상의 진술·보장 위반 관련 내용이다. 한앤코는 홍 전 회장 측이 계약 당시 회사 상태에 대해 보장한 내용과 인수 후 실제 확인한 사실 사이에 중대한 차이가 있다며 이로 인해 발생한 기업가치 훼손분을 매각 대금에서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홍 전 회장 측은 한앤코가 계약 체결 전 충분히 실사를 거쳤으며 인수대금(약 3100억원)에 비해 손해배상 청구가 과도하게 누적되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앤코는 2024년에도 남양유업 매각 과정에서의 SPA 이행 지연을 이유로 홍 전 회장 측에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한 바 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홍 전 회장에게 약 660억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홍 전 회장 일가는 한앤코 외에 남양유업과의 소송도 진행 중이다. 남양유업은 홍 전 회장 일가를 대상으로 회사 자금 유용·배임 등 불법행위를 이유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했다. 형사 사건의 1심 재판부가 판단한 홍 전 회장 일가의 혐의 금액은 약 111억원이다. 민사 사건의 경우 남양유업 측이 제기한 피해 청구금액은 약 330억원이다.
이에 홍 전 회장 일가가 남양유업·한앤코와 다퉈야 할 전체 법적 책임 범위는 최대 1600억원대에 이르게 된다.
한앤코와 남양유업 측은 과거 홍 전 회장 시절 '불가리스' 사태나 대리점 갑질 등으로 실추된 기업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선 과거 오너 일가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남양유업은 준법경영 시스템을 공고히 하는 한편 실추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경영쇄신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남양유업은 지난 1월 전 오너일가의 회사 자금 유용·배임 등 불법행위에 대한 1심 재판부의 유죄 판결 후 "이번 사안은 경영권 변경 이전 특정 개인행위와 관련된 과거 이슈"라며 "회사에 중대한 부담으로 작용했던 오너리스크(위험)가 제도적으로 마무리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홍 전 회장은 대유홀딩스와도 법정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 홍 전 회장은 한앤컴퍼니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후 돌연 계약을 철회한 바 있다. 이때 대유홀딩스가 홍 전 회장의 '백기사'로 등장, 홍 전 회장과 협약을 맺고 남양유업을 인수하는 매매예약 완결권 확보 조건으로 거래금액 3200억원 중 계약금 320억원을 지급했다.
이후 홍 회장이 경영권을 완전 상실하자 대유홀딩스 측은 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지급한 320억원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홍 전 회장이, 2심은 대유홀딩스가 승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