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K패션 위상이 높아지자 국내 패션기업들이 밀라노, 파리 등 주요 패션위크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수입 브랜드가 패션위크에 설 때 해외 본사와 국내 패션기업이 내용을 공동 기획하는 사례도 생겨나는 등 패션 본고장에서 영향력이 커진 모습이다.
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LF가 수입하는 이탈리아 디자이너 브랜드 '포르테포르테'가 밀라노 패션위크 기간 이탈리아 쇼룸에서 2026년 가을·겨울 컬렉션(26FW)을 공개했다. 핵심 주제는 '더 크라운(The Crown)'으로 왕실의 우아함과 상징성을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밀라노, 파리 패션위크는 런던, 뉴욕과 함께 세계 4대 패션위크로 꼽힌다. 패션업계의 가장 큰 행사로 일주일 내외 기간 런웨이, 발표를 통해 브랜드와 제품을 소개하고 신상을 미리 공개한다. 행사에서 선보이는 제품이 트렌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아 패션업계 이목이 쏠린다.
LF는 포르테포르테와 협업을 통해 글로벌 컬렉션 출시 제품을 협의하는 등 한국 시장에 대한 의견을 공유해 왔다. 한국 패션기업의 피드백이 세계적인 패션 행사에 반영된 것이다.
LF는 10여년 전 포르테포르테를 국내에 소개한 뒤 매출을 10배 이상 성장시키며 본사의 신뢰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한국에서 검증된 기획이 글로벌로 이어지는 '역수출형 파트너십' 모델이 자리 잡았다. 실제 한국 트렌드에 맞게 본사에 먼저 제안한 '하트 로고 스웻셔츠 셋업'은 글로벌 컬렉션으로, 국내에서 완판된 '자수 울 트윌 블루종'은 26SS 글로벌에 반영됐다.
이번 26FW에는 추운 한국 날씨를 고려해 겉옷을 논의한다. LF 관계자는 "패션 본고장의 세계적 브랜드가 한국을 중요 거점으로 본다"며 "제품 수입을 넘어 한국의 기획과 감각이 글로벌 컬렉션 논의에 반영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 고객의 체형, 기후와 스타일을 반영한 선제적 기획으로 글로벌 본사와 협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패션위크에서 패션쇼를 개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휠라는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FILA MILANO(휠라 밀라노)' 컬렉션 패션쇼를 열었다. 스포츠의류의 기능성과 포멀웨어(정장)의 우아함을 결합한 '럭셔리 스포티즘'을 구현해 선보였다. 글로벌 앰배서더인 배우 한소희도 참석해 호응을 얻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기업 한섬의 국내 여성복 1위 브랜드 타임은 오는 9일(현지시간) 열리는 파리 패션위크에 참가한다. 앞서 한섬의 캐주얼 브랜드 시스템과 시스템옴므는 1월 열린 파리 패션위크 남성복 일정에 참가했다. 시스템은 디자이너 브랜드가 아닌 국내 토종 캐주얼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2019년부터 매년 2차례씩 이번까지 15회 연속으로 파리 패션위크에 참가했다.
프랑스 파리 마레지구에 있는 시스템 플래그십 매장에선 쇼룸을 열어 패션위크에서 선보인 의류 200여종을 전시하고 세계 유통·패션업계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홀세일 상담을 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디자이너 브랜드 준지도 1월 파리 패션위크에 참가했다. 준지는 2007년부터 20년간 매년 2차례 파리 패션위크에서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FW 주제로 새로움(new)과 향수(nostalgia)의 합성어 '뉴스텔지아'로 잡고 준지가 바라보는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공존을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