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머스 리터러시 높아진 소비자..대안 아닌 최선택 된 중고거래

하수민 기자
2026.03.07 08:00
국내 중고거래시장 규모 전망/그래픽=윤선정

국내 리커머스(중고거래) 시장이 유통 전반으로 확산하며 구조적 전환 국면에 진입했다. 개인간 거래 중심이던 중고 거래 시장에 브랜드는 물론 이커머스 플랫폼과 백화점까지 가세하면서 리커머스가 하나의 유통 채널로 자리잡는 양상이다. 재판매를 넘어 고객 '락인(Lock-in)'과 체류 시간 확대를 겨냥한 전략적 도구로 활용되는 흐름이다.

8일 하나금융연구서에 따르면 국내 리커머스 시장은 2008년 4조원에서 지난해 43조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2030세대가 거래를 주도하고 있다. 번개장터의 경우 지난해 2030세대 이용자 비중이 60%를 넘었고, 이들의 판매·구매 활동은 4050세대 대비 2~3배 이상 활발했다.

변화의 배경에는 소비자 인식의 고도화가 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형성된 '리커머스 리터러시'는 구매 단계에서부터 재판매 가능성과 가치 보존을 함께 고려하는 수준으로 진화했다. 인기 브랜드의 발매 시점과 리셀 가격, 희소성 등을 분석해 매입·매각 타이밍을 설계하는 행태가 확산하면서 중고 거래는 경험 소비의 연장선이자 자산 관리 방식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플랫폼과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진입은 시장 확대에 추가 동력이다. 무신사는 지난해 8월 중고 거래 서비스 '무신사 유즈드'를 론칭한 데 이어 이달 롯데몰 은평점에 오프라인 1호점을 연다. 온라인 기반 리커머스를 오프라인 공간으로 확장해 체험 요소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리커머스 생태계 확장/그래픽=윤선정

전통 유통 강자들도 유사한 모델을 도입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고객이 중고 제품을 백화점에 보내면 포인트를 지급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중고 거래를 외부 플랫폼에 맡기는 대신, 자사 유통망 안에서 보상과 재구매를 연결하는 구조다. 이는 리세일을 신규 고객 유입과 기존 고객 유지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적 접근으로 해석된다.

브랜드의 직접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LF가 운영 중인 리세일 서비스는 판매 보상을 자사몰 포인트로 지급해 재구매로 연결하는 '리워드 루프'를 구축했다. 판매 건수 증가와 함께 재구매율도 30%대를 기록하며 리세일이 자사몰 트래픽 확대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평가다. 리세일이 기존 소비를 잠식하기보다 브랜드 내부 순환 구조를 강화하는 장치로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시장 확대와 함께 'K중고품 역직구'도 새로운 흐름으로 부상하고 있다. 번개장터의 '2025 세컨핸드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번개장터 거래 건수는 지난해 전년 대비 280% 증가했다. 거래 범위는 200여 개국으로 확대됐다. 한국에서 약 7800㎞ 떨어진 시리아로 e스포츠 선수 '페이커' 포토카드가 판매됐고, 약 1만9000㎞ 거리의 파라과이에는 BTS 굿즈가 거래됐다. K콘텐츠 확산이 중고 시장의 글로벌 수요로 연결되는 모습이다.

소비자 행태 변화와 유통 채널의 전략적 참여가 맞물리면서 리커머스는 산업 전반의 구조 변화를 이끄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리커머스는 단순한 중고 거래를 넘어 고객 데이터를 축적하고 재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핵심 접점"이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통합 모델이 정착되면 유통사들의 경쟁 방식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LF 리세일 마켓 엘리마켓. /사진제공=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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