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 틔우려면 관악산 가래"…'산에 가려고 산다' 2030 지갑도 활짝

하수민 기자
2026.03.24 14:40

'개운 산행' 열풍에 등산화 판매 6배↑

개운 산행 트렌드/그래픽=이지혜

'개운(開運) 산행' 트렌드가 확산되며 유통업계 전반에서 아웃도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예능 방송을 계기로 촉발된 '관악산 챌린지'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확산하면서 등산이 2030 세대 중심의 신규 소비 카테고리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레저에 '운을 틔우는 활동'이라는 서사가 결합되며 관련 상품 구매로 이어지는 흐름이 뚜렷하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여성 패션 플랫폼 W컨셉의 올해 1~3월 등산화·트레킹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등산용품 매출은 135% 늘었고 윈드브레이커와 반소매 티셔츠, 모자 등 의류 매출도 130% 확대됐다. 선스틱과 스프레이 등 휴대형 상품 매출 역시 110% 증가하며 야외활동 관련 수요가 전반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방송에서 "인생이 잘 풀리지 않을 때 특정 산을 찾는다"는 역술가 발언 이후 SNS를 중심으로 관련 콘텐츠가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상 인증 사진과 후기 게시물이 이어지며 등산이 '기운을 얻는 활동'으로 재해석됐고 참여형 콘텐츠 성격이 강한 챌린지 형태로 확산되면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유입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계절적 요인과 맞물려 봄철 야외활동 수요가 증가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관악산 등산 인증 글과 영상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갈무리.

다른 플랫폼에서도 고른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에서는 최근 한 달간 '등산'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 등산화 170%, 고글 189%, 등산가방 60% 등 주요 장비 검색량이 일제히 상승했다. 같은 기간 아웃도어 상품 거래액은 137% 증가했으며 바람막이와 기능성 반소매 티셔츠 매출도 각각 77%, 103% 확대됐다. 카프리 레깅스와 벌룬핏 트레이닝 바지 등 애슬레저 상품 검색량이 크게 늘며 등산복의 일상화 흐름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스트리트 패션 중심 플랫폼 무신사에서도 1~3월 기준 '등산' 키워드 검색량이 64% 증가했다. 등산바지 검색량은 100% 늘었고 등산화와 등산복 등 주요 카테고리 전반에서 상승세가 확인됐다. 거래액 기준으로는 등산화가 20% 증가한 가운데 중등산화는 130%, 경량 등산화는 71% 늘며 기능별 수요가 세분화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오프라인 채널에서도 수요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올해 1분기 아웃도어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5% 증가했으며 2030 고객 매출은 20% 확대됐다. 젊은 소비층 유입이 두드러지면서 아웃도어 카테고리 전반의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아웃도어 수요 확대에 대응해 단독 브랜드 유치에도 나서고 있다. 잠실점에는 '헬리녹스 웨어' 매장을 새롭게 선보이며 차별화된 브랜드 구성으로 고객 유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유통업계는 등산을 중심으로 한 아웃도어 소비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등산은 기능성 중심 소비에서 벗어나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요소가 결합된 형태로 확장되고 있다"며 "SNS 기반 트렌드와 계절적 수요가 맞물리면서 관련 시장 성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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