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권 0점? 명백한 허위"...쿠팡, 변협에 '항의 공문' 보냈다

유엄식 기자
2026.04.21 16:46

쿠팡이 21일 대한변호사협회와 인권단체(휴먼아시아)가 국내 주요 기업 5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권 실사 평가에 대해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유감의 뜻을 표했다. 설문조사 메일에 응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시자료 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평가 점수를 모두 0점으로 처리했기 때문이다.

21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이날 변협 측에 "인권실사 결과는 객관적 사실관계와 최소한의 검증조차 거치지 않았다"는 취지의 항의 공문을 보냈다.

이날 변협은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업 인권실사 평가 발표 및 과제 컨퍼런스'를 열고, 유통·바이오 제약·정보기술 등 업종에 대해 총 50개 기업(공공기관 10곳 포함)의 인권 실사 원점수 순위를 공개했다. 1위는 현대건설(12점)이고, 꼴찌가 쿠팡(1.25점)이었다.

변협은 실사 평가 자료에서 쿠팡에 대해 "명시적인 인권 존중 정책 성명이 없으며, 국제노동기구(ILO) 선언 준수 성명서, 사업 파트너 요구 정책 등 관련 정책 성명이 모두 전무해 대대적인 정책 수립과 공시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쿠팡은 항의 공문에서 "부정확한 평가 결과"라고 반박했다.

변협은 평가 대상 기업의 공시자료를 분석한 기업별 인권평가서로 1차 평가를 진행했고, 이 결과를 해당 기업과 기관과 소통을 거쳐 추가 자료를 토대로 2차 평가를 실시해 최종 순위를 가렸다.

쿠팡은 이 가운데 '2차 평가' 토대가 된 기업 인권평가서에 오류가 있다는 입장이다. 쿠팡은 공문에서 "객관적 사실관계 확인을 거치지 않고 상당수 항목에서 0점 처리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쿠팡 관계자는 "당사 홈페이지에 공시된 인권 관련 항목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고, 공시 사실을 미공시한 것으로 자의적으로 평가했다"며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선 변협은 쿠팡 측에 인권평가서를 메일로 보냈지만, 쿠팡이 메일을 수신하지 못한 상황에서 별도 유선 접촉이 없이 자의적으로 처리했단 의혹이 제기된다.

21일 변협과 인권단체(휴먼아시아)가 국내 주요 기업 5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권실사 평가 순위표.

일례로 변협은 "기업은 인권을 존중하겠다는 내용이 명시된 정책 성명서를 공개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평가 요소에서 쿠팡에 0점을 줬는데쿠팡 홈페이지에 게재된 윤리 강령엔 "쿠팡의 사업과 관련된 모든 개인이 지닌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인권을 존중하고 보장하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내용이 게재됐다.

또 쿠팡은 세계인권선언 및 국제노동기구(ILO)의 '노동에서의 기본 원칙과 권리에 관한 선언'을 포함한 인권 및 노동권과 관련한 국제 협약을 지지하며 쿠팡의 3자 사업파트너도 쿠팡과 동일한 원칙을 준수하고 윤리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도록 지원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공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쿠팡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는 노동 정책 지지 선언 문구에 대해서도 변협은 내용을 찾기 어렵거나 없다는 식의 결론을 내렸다.

쿠팡의 항의 공문에 변협은 아직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기업 실명과 순위를 거론하는 영향력 있는 조사라면 실제로 기업과 소통을 거친 객관적 조사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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