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하는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가 개봉을 앞두고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오는 29일 한국에서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 측은 최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직 조수의 새로운 조수'라는 제목의 38초짜리 짧은 홍보 영상 한 편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주인공 앤디의 조수로 등장하는 '친저우(秦舟)'라는 인물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앤디에게 자신을 새로운 조수라고 소개하는 장면이 담겼다. 친저우는 "오늘 아침까지는 인턴이었는데 자리가 하나 나서 면접 볼 기회가 생겼다"며 "그런데 아무도 이 부서에서 일하고 싶어하지 않더라. 그래서 그냥 제가 맡게 됐다. 멋지지 않나요?"라고 말했다.
이에 앤디가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이자 친저우는 불쾌한 표정으로 "저랑 일하기 싫으면 다른 사람 면접 봐도 된다. 전 정말 괜찮다"고 말하면서 자신이 예일대학교를 나왔으며 성적도 무척 뛰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자 앤디는 깜짝 놀라 손사래를 친 뒤 친저우의 두 손을 잡고 "아니다. 함께 일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제야 친저우는 활짝 웃어보였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200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리며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먼저 조수의 이름 '친저우'가 서구에서 중국인을 비하할 때 사용된 표현인 '칭총(Ching Chong)'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다수 제기됐다. 글로벌 팬들은 "조수 캐릭터 이름이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 욕설과 너무 비슷하게 들린다. 어떤 부모가 아이에게 그런 이름을 지어주겠느냐", "중국 이름을 지어주더라도 인종차별적인 의미가 없는 이름을 지어줄 거다", "아시아인을 이런 이름으로 설정하다니 정말 어이가 없다. 명백한 인종차별이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친저우 역을 연기한 중국계 배우 선위톈이 체크무늬 셔츠에 안경을 착용하는 등의 모습으로 등장한 것에 대해서도 "왜 동양인한테 안경을 씌우고 촌스러운 옷을 입히냐. 실제 회사에 저렇게 입은 사람 아무도 없다", "감독과 의상팀이 패션 관련 회사에서 일하는 미국계 중국인 캐릭터를 이런 식으로 묘사하는 게 괜찮다고 생각했다니 믿을 수가 없다. 뉴욕에서 직장에 다니는 아시아 여성들은 이보다 훨씬 세련되게 옷을 입는다", "왜 아시아인 역할은 꼭 스타일리시하지 않고 유명 대학 출신에 A학점만 받는 인물로 그려져야 하는 거냐" 등의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또 "그들이 영화를 홍보하려고 서울과 상하이에 갔다는 사실이 너무 웃기다. 이럴거면 왜 굳이 거기까지 갔느냐"며 주연 배우 앤 해서웨이와 메릴 스트립이 지난 8일 내한해 홍보 일정을 소화한 뒤 상하이로 향하는 등 아시아 홍보 투어를 했다는 점도 거론됐다. "이 영화가 만들어지고 나오는 몇 년동안 아무도 지적을 안하고 문제삼지 않았다는 게 더 충격이다. 아니면 알면서도 내놓은거냐", "아시아가 우습냐. 홍보 투어 끝나고 이 영상을 보니 절대 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만 든다", "영화관에서 봤다면 돈 아까울 뻔했다" 등 한국어로 쓴 댓글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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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이번 묘사가 아시아계 고학력자를 향한 서구의 고질적인 편견인 '사회성 부족' 프레임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캐릭터의 어리숙함을 강조한 과장된 몸짓과 표정 연기 역시 인종차별적 희화화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지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누리꾼들은 이를 비판하며 영화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노동절 황금연휴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홍콩 성도일보는 "이번 논란이 영화의 평판과 흥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