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독주 깨질까…족쇄 풀리더라도 대형마트 "새벽배송은 신중"

유예림 기자
2026.05.29 16:30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3일 서울시내 대형마트를 찾은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6.04.23. /사진=정병혁

국회가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논의를 시작한 가운데 유통업계는 규제 완화 논의를 반기면서도 새벽배송 확대에는 신중한 분위기다. 새벽배송이 물류·인건비 부담이 큰 만큼 전면 확대보단 핵심 점포를 중심으로 선별적 운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대형마트의 온라인 새벽배송 허용과 심야 영업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심의에 돌입했다. 현행법은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이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을 못 하도록 하고 월 2회 의무휴업일을 지정하고 있다.

업계에선 규제 완화가 곧바로 새벽배송 전면 확대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쿠팡이 전국 당위 물류망과 멤버십을 기반으로 새벽배송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대형마트가 같은 방식으로 경쟁에 뛰어들진 않을 거란 분석이다.

실제 주요 대형마트들은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한 근거리 배송과 즉시배송 분야에 더 힘을 실어왔다는 평가가 많다. 이마트는 쓱닷컴을 통해 새벽배송을 하지만 원하는 일시에 받을 수 있는 '쓱배송', 주문 즉시 배송하는 '바로퀵' 등으로 여러 전략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부산·경남 지역에 2시간 단위의 주간배송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형마트는 규제가 풀리면 지역·점포별로 다른 전략을 취할 거란 분석이 나온다. △관광지·주거지 상권 점포는 심야영업 확대 △수도권 핵심 점포는 새벽배송 거점 역할 △수익 안 나는 점포는 기존 운영 유지 등의 가능성이 거론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방 점포나 수요가 적은 지역은 심야영업이나 새벽배송을 해도 이익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대형마트가 반기는 건 선택지가 넓어진다는 점이다. 실제 새벽배송 확대 여부는 수익성과 지역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당장 대규모 투자로 이어질 거라고 보는 시각은 제한적이다. 새벽배송 사업은 물류비와 인건비 부담이 크고 단기적으로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쿠팡, 컬리 등 이커머스 업체들은 적자를 감수하며 시장을 키웠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들이 해왔던 것처럼 외부 투자를 유치하고 5~10년간 적자를 보면서 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운 게 새벽배송"이라고 설명했다.

쿠팡, 네이버 등 이커머스의 존재감이 커진 유통 환경에서 대형마트 등 업계는 규제 완화 분위기가 형성된 것에 대해선 긍정적인 분위기다. 특히 새벽배송 제한이 완화되면 전국 점포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을 배송 거점화하면 퀵커머스, 당일배송 등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거란 계산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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