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3마'(마뗑킴·마르디 메크르디·마리떼 프랑소와 저버)로 불리는 패션 브랜드 운영사의 지난해 실적이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K패션 브랜드 대표 운영사의 영향력이 2강 1중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3일 공시된 '3마'의 운영사의 매출 순위를 살펴보면 하고하우스(마뗑킴), 레이어(마리떼), 피스피스스튜디오(마르디) 순이다. 브랜드 마뗑킴을 운영하는 하고하우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201억원, 영업이익 44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전년(1644억원) 대비 33.9%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전년(387억원) 대비 15.0% 증가했다.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를 주력 브랜드로 내세우는 레이어는 매출 1919억원, 영업이익 39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27.2%와 18.0% 증가했다.
반면 마르디 메크르디 운영사인 피스피스스튜디오는 매출 1179억원, 영업이익 167억원에 그쳤다. 전년대비 매출은 3.6% 오르는데 그쳤고 영업이익도 40.6% 감소했다. '3마'로 묶이면서 치열하게 경쟁했던 피스피스스튜디오와 다른 두 운영사와의 간극이 점차 벌어진 모습이다.
3마의 선두를 달리는 하고하우스의 대표 브랜드인 마뗑킴은 지난해 매출 1357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2020년 50억원 규모였던 이 브랜드는 2021년 150억원, 2022년 500억원, 2023년 1000억원을 기록하며 인기를 쌓았다. 마뗑킴은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 별도의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는 브랜드다.
최근에는 해외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4년 말 5개에 그쳤던 해외 거점은 지난해 말 기준 22개로 늘었다. 홍콩, 마카오, 대만, 일본, 태국 등에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아마존에도 입점했다. 올해는 중국 본토와 베트남, 몽골 진출도 검토 중이다.
하고하우스의 다른 브랜드들도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드파운드는 지난해 해외 매출이 전년 대비 약 60% 증가했다. 일본 오모테산도 팝업스토어를 진행했으며 한남 쇼룸 방문객의 70% 이상이 외국인 고객인 것으로 집계됐다. 르셉템버는 북미·유럽·중화권 주요 리테일 채널 50여곳에 입점해 누적 해외 판매 규모 500억원을 기록했다. 트리밍버드 역시 일본 시부야 파르코에서 첫 해외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며 글로벌 시장 확대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하고하우스가 마뗑킴을 비롯해 드파운드, 르셉템버, 트리밍버드 등 40여개 브랜드에 투자하거나 사업을 운영하는 반면 나머지 운영사는 한자릿수 브랜드에 집중한다. 레이어는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를 포함해 6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피스피스스튜디오는 마르디 메크르디를 비롯해 4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대명화학 계열사인 레이어는 모회사의 안정적인 자금력을 바탕으로 해외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고, 피스피스스튜디오는 중국 사업 직진출과 해외 매장 확대를 통해 반등을 노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K패션 시장의 경쟁 구도가 개별 브랜드 중심에서 브랜드 포트폴리오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나의 브랜드를 성공시키는 것을 넘어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역량이 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3마' 브랜드의 성장세가 주목받고 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브랜드 자체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운영사의 역량도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되고 있다"며 "해외 사업과 브랜드 육성 능력이 향후 K패션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