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결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인사들이 새롭게 지자체장에 오른 지역이 늘어나면서 유통 업계에 긴장감이 높아졌다. 특히 최근 업황 침체로 고전 중인 대형마트 업계의 고심이 깊어진 모습이다. 영업실적과 직결된 의무휴업일 규제가 다시 강화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3대 대형마트 업체가 운영하는 전국 351개 점포 중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이 아닌 평일 등 지정 요일로 월 2회 휴점하는 점포는 133개로 파악된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은 휴일로 지정하되, 지역 이해당사자가 합의한 경우 조례를 개정해서 지자체장이 평일로 변경할 수 있다.
2012년부터 시행한 대형마트 월 2회 의무휴업일 규제는 12년간 매월 2, 4회 일요일로 운영했다가 2023년 대구시를 시작으로 서울 서초구와 동대문구 등 4개구, 부산, 청주 산하 시군 등 전국 약 80개 기초지자체에서 평일로 전환했다.
하지만 여권에선 전통시장 상인의 생존권과 마트 노동자 건강권이 침해된다며 의무휴업일 규제를 '일요일 등 휴일'로 다시 강화하는 내용의 입법안을 추진한 바 있다. 대체로 '이해당사자 합의 시 평일 전환 가능' 조항을 삭제해서 지자체가 조례로 규제를 풀지 못하게 규제하는 내용이 골자다.
그동안 대형마트 업계에선 의무휴업일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대형마트가 최대 호황기였던 201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규제로 그동안 이커머스(전자상거래)와 식자재마트가 급성장하면서 대형마트의 시장 점유율이 크게 낮아진 만큼 재검토가 필요하단 이유에서다.
하지만 여권에선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외에도 복합쇼핑몰, 백화점, 아울렛, 면세점 등 대형 오프라인 매장으로 의무휴업일을 확대하려는 법안도 제기된 바 있다. 소비자 반발과 여론 악화로 해당 법안은 더 진전되지 못했지만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규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번 선거 결과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규제 전환 가능성이 가장 높아진 지역은 부산이다. 부산은 2024년 5월부터 시내 16개 구군이 순차적으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했다. 6.3 지방선거로 시장은 물론 영도구, 사하구 등 원도심을 중심으로 민주당 소속 구청장 후보가 대거 당선돼 정치 지형이 재편됐다.
2023년 5월부터 의무휴업일을 수요일로 바꿨던 충북 청주시도 이번 선거에서 시장이 국민의힘에서 민주당으로 교체됐다. 수도권에선 경기 안산시, 고양시 등이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으로 면면이 바뀌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자체를 중심으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이 다시 일요일 등 공휴일로 바뀔지 업계는 주시하고 있다. 업계에선 영업 규제가 강화되면 앞으로 이커머스와의 경쟁에서 더욱 밀리고 영업환경이 더욱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일례로 최근 영업난 심화로 청산(파산) 위기에 몰린 홈플러스의 경우 지난해 초 긴급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의무휴업일 규제로 연간 약 1조원의 매출이 줄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선 이번 문제를 정치적 관점이 아닌 소비자 편익과 업황을 고려해 현실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대형마트 업체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지난해 자금난 악화로 민생회복지원금 사용처로 지원을 요청했는데 거절당했고 이제 파산 위기에 처할 만큼 상황이 나빠졌다"며 "평일과 휴일의 점포당 매출이 1.5~3배가량 되는 현실과 이커머스로 신선식품 수요가 상당 부분 옮겨간 점을 고려하면 의무휴업일 규제 강화는 대형마트 업계에 되돌릴 수 없는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