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750만명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쿠팡에 6200억원대에 달하는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국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제재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해외 사례까지 통틀어도 가장 큰 금액이다. 우리 정부가 향후 정보유출 기업에 대한 '징벌적 제재'의 신호탄을 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11일 전체회의에서 쿠팡과 계열사의 개인정보 유출·침해 행위에 대해 과징금 6249억2900만원과 과태료 1680만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쿠팡에 6246억8100만원,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에 2억4800만원이 각각 부과됐다.
개인정보위는 쿠팡이 인증 서명키 관리와 접근통제를 소홀히 하는 등 기본적인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아 약 375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판단했다. 유출 통지와 개인정보 파기 의무,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의 독립성 보장 의무 위반과 조사 방해 행위도 확인했다.
쿠팡이 물게 된 과징금은 직전 최대였던 지난해 SK텔레콤 1347억9100만원보다 약 4.6배 많다. 쿠팡의 지난해 영업이익(6790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2021년 약 5억3300만명의 고객정보가 유출돼 약 3800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된 메타 사례와 비교해도 1.6배 큰 세계 최대 규모다.
개인정보위는 쿠팡의 정보 유출뿐 아니라 회원 약 1117만명의 온라인 활동기록을 무단 수집하고, 부정 광고(납치광고)를 게재하는 광고 파트너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 등 정보 주체 권리 침해 행위도 과징금 부과 대상으로 판단했다.
쿠팡은 이번 결정이 다른 기업 사례와 비교해 과도하고 그동안 주장한 감경 사유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유감이란 입장이다. 향후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쿠팡은 이날 공식 입장문을 내고 "작년 데이터 유출 사태와 관련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와 명확한 사실관계에 근거한 설명이 개인정보위원회의 결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공식 의결서를 수령한 후 법적 절차를 통해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규명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개인정보위가 광고업체를 통해 정보를 무단수집했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선 "쿠팡 파트너스는 수천 명의 국내 크리에이터, 블로거, 소상공인들이 상품을 추천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프로그램"이라며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 동일한 제휴 모델을 사용해 고객 데이터를 보호하고 적법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