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F&B(식음료) 기업들이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 라면과 과자, 음료 등 K푸드 본업의 탄탄한 브랜드 인지도와 유통망을 토대로 6조원 규모(2025년 기준)인 헬스케어 시장을 잡겠단 구상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최근 대사 연구 기반의 건기식 브랜드 '스핀들(SPINDLE)'을 론칭하며 사업 영역을 헬스케어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다. 불닭볶음면의 메가 히트 이후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오너 3세(전병우 전무) 경영의 핵심 축으로 풀이된다.
스핀들은 영양 보충을 넘어 '대사유연성'에 기반한 건강 관리에 초점을 맞춘 웰니스 브랜드다.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기능 강화에 집중해 체중, 혈당, 근육 건강을 아우르는 웰니스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콘셉트다. 업계에선 삼양식품이 스핀들을 포스트 '불닭'으로 성장시켜 라면 중심의 사업 구조를 다변화할 것으로 본다.
농심은 자체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라이필(Lifill)'을 통해 이너뷰티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농심이 독자 개발한 초저분자 콜라겐 원료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농심은 최근 피부 건강과 일상 활력을 동시에 챙기는 '더마콜라겐 바이탈리포좀C' 등의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하며 종합 건기식 브랜드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대상그룹도 대상웰라이프를 통해 '뉴케어'와 단백질 전문 '마이밀'을 필두로 건기식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인다. AI 기반의 초개인화 건강관리 플랫폼인 '당프로 2.0'과 'myTHS'를 선보이며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혁신상을 수상하는 등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빠르게 진화 중이다.
한국야쿠르트에서 사명을 바꾼 hy는 발효유 전문 기업에서 헬스케어 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가장 성공한 케이스다. 자체 보유한 독보적인 프로바이오틱스 균주 연구 자산을 바탕으로 유산균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밖에 풀무원과 매일유업 등 많은 식품 기업들이 이 시장을 노리고 자체 브랜드의 다양한 건기식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많은 식품기업들이 건기식 시장에 적극 나서는건 우선 건강하게 늙기 원하는 '웰에이징(Well-aging)' 소비문화와 건강을 우선하는 트렌드가 퍼지면서 건기식 수요가 모든 연령대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식품기업들에게 이 시장의 진입장벽이 낮은 것도 큰 이유다. 이들 기업은 이미 자체 연구소와 원료 배합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식품 연구 개발(R&D) 역량을 고도화하면 의약품에 비해 비교적 쉽게 건기식 시장에 진입할 수 있어 안정적인 사업 다각화 수단으로 꼽힌다. 아울러 원자재 가격 상승과 내수 시장 정체로 일반 식품의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에 머무는 상황에서 건기식은 마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기업의 수익성 개선을 이끌 유망한 '캐시카우'로 평가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식품 제조에서 쌓아온 연구개발(R&D)과 원료 소싱 노하우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식품기업들에 건기식은 매력적인 신사업"이라며 "앞으로 독점적인 기능성 원료를 확보하는 등 고도의 R&D 역량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