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맞다" 발길 돌린 고객들…스타벅스 2160개 매장 '3시 셧다운' 풍경[르포]

이병권 기자
2026.06.22 15:55
(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스타벅스 코리아가 국내 진출 이후 최초로 모든 매장의 영업을 조기 종료하는 22일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 앞에서 한 시민이 영업시간 변경 안내문을 바라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스타벅스 코리아의 전국 2160여 개 매장은 오후 3시에 영업을 종료한 후 각 매장별로 역사 인식 교육을 진행한다. 2026.6.2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죄송합니다. 저희가 오후 3시에 문을 닫는데, 괜찮으시겠어요?"

22일 오후 2시35분쯤 서울 용산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 주문을 받던 파트너의 말에 30대 고모씨는 스마트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잠시 고민하던 고씨는 가방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씨는 "한시간 정도 일러스트 작업할 게 있었는데 문을 닫는다고 해서 다른 카페에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스타벅스는 오후 2시부터 모바일 주문 서비스인 사이렌오더 접수도 중단했다. 앱 주문이 불가능해지자 고객들은 직접 카운터를 찾았고 파트너들은 주문을 받으며 자연스럽게 영업 조기종료 사실을 안내했다. 포스기 앞에 세워둔 안내문을 가리키며 상세한 내용을 설명하기도 했다.

출입문과 영업시간 안내판 옆에 붙은 영업시간 변경 공지를 미처 확인하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일부는 고씨처럼 다른 카페를 찾아나섰고 일부는 테이크아웃 잔을 받아든 채 매장을 나갔다. 오후 3시가 가까워지자 파트너들은 테이블과 의자를 정리하며 매장에 남아 있는 고객들에게 영업 종료 사실을 재차 알렸다.

그리고 오후 3시 전국 2160개 스타벅스 매장이 일제히 문을 닫았다. 이후에 방문한 고객들의 표정에선 당혹감이 묻어나왔다. "아, 맞다"라고 말하며 돌아가는 일행도 있었고 스마트폰으로 영업시간 변경 안내문을 촬영하는 사람도 있었다. 한 남성은 유리문 안쪽을 들여다보다가 자리를 떠났다.

(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스타벅스 코리아가 국내 진출 이후 최초로 모든 매장의 영업을 조기 종료하는 22일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에 영업시간 변경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스타벅스 코리아의 전국 2160여 개 매장은 오후 3시에 영업을 종료한 후 각 매장별로 역사 인식 교육을 진행한다. 2026.6.2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날 전국 매장의 영업을 오후 3시에 종료한 뒤 전 파트너를 대상으로 사회적 감수성 교육 프로그램인 '브랜드 가치 워크숍'을 진행했다. 1999년 국내 진출 이후 처음 전 지점을 조기 영업 종료한다. 지난달 불거진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 이후 무너진 브랜드의 신뢰 회복과 조직문화 재정비를 위해 마련했다.

이번 교육은 지난 17일 본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역사 전문가 초청 강연을 영상으로 재구성한 시청각 자료로 진행됐다. 스타벅스는 각 매장에 교육용 모니터를 별도 지급했고 파트너들은 노트북을 연결해 교육에 참여했다. 매장의 오픈·미들·마감 파트너 모두가 참여한다는 원칙으로 현장 참석이 어려운 파트너들은 온라인으로 수강하도록 했다.

교육에서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를 중심으로 한 민주공화국의 가치와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5·18 민주화운동, 6월민주항쟁의 의미를 다뤘다. 또 사회적 감수성과 책임 있는 마케팅을 주제로 기업이 역사와 인권·젠더 등 민감한 사회적 이슈를 이해하고 포용적인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번 조치는 단기적인 매출 감소 부담을 감수하고 리스크 관리와 조직문화 개선에 무게를 둔 결정으로 해석된다. 스타벅스의 하루 평균 매출 규모를 감안하면 영업 종료 시간을 7시간가량 앞당기면서 16억~21억원 수준의 매출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스타벅스 파트너들은 교육의 취지에 공감한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으나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스타벅스 파트너는 "이례적인 영업 조기종료에 현장 파트너들은 '죄송하다'는 말을 오늘만 수백번 했다"라며 "특히 외국인 고객들은 충분한 사전정보가 없다 보니 이해를 하지 못하면서 응대가 더 어려웠다"고 말했다.

한편 스타벅스는 지난달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탱크데이' 프로모션과 '책상에 탁' 문구가 5·18 민주화운동을 연상시키고 이를 폄훼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신세계그룹은 논란 직후 스타벅스 대표를 해임하고 정용진 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섰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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