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우유를 찾는 소비자가 급격히 줄고 있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학교 우유급식이 축소됐고 단백질 음료 등 기능성 대체 음료 시장이 커지면서다. 올해부터 미국·유럽연합(EU)산 멸균우유까지 무관세로 수입되면서 국내 흰 우유 시장은 한층 더 위축될 전망이다.
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흰 우유(백색 시유) 소비량은 22.9㎏으로 집계됐다. 10년 전인 2016년(27㎏)과 비교하면 15% 이상 감소한 수준이다. 그동안 26㎏ 안팎을 유지하던 소비량은 지난해 큰 폭으로 줄며 1986년(20.1㎏) 이후 4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흰 우유 소비 기반이었던 학교와 군부대 우유급식도 예전 같지 않다. 2024년 기준 학생 우유급식률은 30.8%로 전년(33.9%)보다 3.1%포인트(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우유급식을 실시한 학교 수도 9738곳에서 8726곳으로 줄었다. 학교 우유 공급량 역시 200ml 팩우유 기준 3억1900만개에서 2억8500만개로 약 10.7% 감소했다.
군부대에서는 장병들의 선호도와 식생활 변화를 반영해 흰 우유 대신 가공우유나 주스를 지급하고 있다. 과거에는 학생과 군인의 영양 보충을 위해 흰 우유 소비를 장려했지만 급식의 질이 높아지고 일상에서 영양을 보충할 수 있는 식품과 음료가 다양해지면서 흰 우유의 존재감이 사라졌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수입 멸균우유의 공세도 국내 흰 우유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수입 멸균우유 수입량은 2016년 1214톤에서 지난해 5만740톤으로 약 40배 증가했다. 긴 유통기한으로 대량 구매에 유리한 점 등을 앞세워 소비층을 넓혀가고 있다.
게다가 올해 미국과 EU산 멸균우유에 대한 관세가 철폐되면서 수입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높아졌다. 한 유업계 관계자는 "국산 우유보다 저렴한 수입 우유들이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며 "수입 제품까지 시장을 넓히면 국내 유업체들의 흰 우유 소비 감소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흰 우유 소비 감소는 고스란히 유업계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판매하지 못한 원유는 분유 등으로 재가공되지만 국산 분유는 수입 제품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제값을 받기 어렵다. 재고만 쌓인 채 손실을 감수하고 처분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팔리지 못한 우유는 사실상 버려지는 것과 다름없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는 계속 줄어드는데 과거 기준대로 흰 우유를 사들여야 하는 구조가 유지되면서 잉여 원유 문제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며 "소비 변화에 맞춰 원유의 활용 방식과 배분 체계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