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 여성 기업인 출신인 한성숙 제50대 국무총리가 이재명 정부의 두 번째 내각 사령탑으로 취임하자 기업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얼마전까지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장관을 역임하는 등 기업 정책과 현장의 애로사항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 총리는 1일 오전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한 총리는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가 대격변을 주도하는 나라로 위상이 변하고 있다"며 "정부도 여기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고 필요한 정책이 제때 실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업인들은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등 경제단체들은 이날 논평을 내고 "현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내수 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인력난으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며 "우리 경제가 'K자형 양극화'를 극복하고 '모두의 성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활력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신임 총리는 네이버 등 정보기술(IT) 기업을 경영한 이력과 중기부 장관으로서 관련 정책을 추진해 온 경험을 토대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AI·디지털 전환과 혁신 성장을 이끌 적임자다"며 "각 부처 정책을 원활히 조율하고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목소리가 국정 전반에 반영될 수 있도록 힘써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기업인들이 이처럼 한 총리에 기대감을 보이는 이유는 그 어느때보다 이들이 마주한 현실이 가혹해서다. 수년째 이어지는 고환율과 고금리, 고물가 등 이른바 '3고(高) 현상'은 기업들의 기초 체력을 바닥내고 있다. 또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입 비용 증가는 고스란히 기업의 원가 부담으로 이어졌고,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자금 조달이 힘들어진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국회와 노동계 안팎에서 논의 중인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심의를 두고 노사 간 간극(노동계 1만1900원 vs 경영계 1만360원)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인건비 추가 상승을 감당하기 어려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며 동결 조치를 호소하고 있다. 최저임금 조율 과정에서 기업들의 현실적인 지불 능력을 고려한 대응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업인들은 특히 한 총리가 장관 시절 역점을 뒀던 '중소기업 AI·디지털 전환 지원'이나 '스마트공장 확산' 정책처럼 보조금 지원을 넘어 기업들이 근본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자생할 수 있는 정책들을 추진하길 기대한다. 아울러 과도한 환경·노동 규제를 완화해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는 '규제 혁신'도 바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존 기로에 선 중견·중소기업들이 한 총리에게 거는 기대감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며 "고금리와 최저임금 부담으로 신음하는 힘든 기업들의 구원투수가 돼 기업들이 생존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을 아는 총리가 취임한 만큼 탁상공론식 정책이 아니라 기업들이 당장 숨을 쉴 수 있는 금융 지원과 고용 유연성 확보 등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조속히 나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