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과 에잇세컨즈가 상품의 특징을 직관적으로 담은 '네이밍 마케팅'으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 쇼핑 시간을 줄이려는 시성비(시간 대비 성능)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상품의 강점을 이름만으로 전달하는 전략이 소비자 선택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1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 빈폴의 '솔솔 니트'와 에잇세컨즈의 '매직 슬림 티셔츠', '올데이 크리즈' 등이 올해 상반기 판매 호조를 이끌었다.
빈폴은 여름철 시원한 착용감을 강조한 솔솔 니트 시리즈로 성과를 거뒀다. '시원한' 같은 표현 대신 옷을 입었을 때 바람이 '솔솔' 느껴지는 감각을 상품명에 담아 차별화를 꾀했다. 피부에 닿는 면적을 줄여 청량감을 주는 피케 조직 소재와 바람이 통하는 편직 기술 등 특성도 이름과 연결했다.
솔솔 니트 인기에 힘입어 빈폴은 올해 1~5월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늘었다. 빈폴레이디스 솔솔 니트 칼라넥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보다 115% 증가했다. 솔솔 니트류의 초도 물량은 조기 완판되며 여러 차례 추가 생산에 들어갔다.
에잇세컨즈도 네이밍 전략으로 판매를 끌어올렸다. 매직 슬림 티셔츠는 체형을 보완하는 꼬임 디자인을 적용하고 '입기만 해도 날씬해 보이는 마법'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 제품은 지난해 출시 당시 '꼬임 반소매 티셔츠'로 선보였다가 올해 새로운 이름으로 바꾸고 인기를 끌었다. 올해 출시한 3월부터 6월까지 8만장이 팔리면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5% 늘었다.
또 다른 전략 상품인 '올데이 크리즈(crease·주름)'는 가볍고 시원한 크리즈 소재를 이름에 반영했다. 구김이 적어 관리가 편한 장점을 '올데이'라는 단어로 압축해 어디서든 하루 종일 입기 좋다는 특징을 담았다. 크리즈 소재로 재킷, 셔츠, 바지 등 제품을 5월 출시해 한달간 준비 물량의 80% 이상을 판매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네이밍 전략은 과거부터 이어져 온 브랜드 자산이라는 평가다. 빈폴은 1989년 출범 이후 더플 코트를 국내에 대중화한 대표 브랜드다. 당시 더플 코트는 국내에서 일명 '떡볶이 코트'로 불리며 인기를 얻었고 빈폴은 이를 대표 상품으로 국내에 알리며 유행을 이끌었다.
업계에선 상품의 특징을 소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름으로 전달하는 전략이 통했다고 본다. 감각적인 표현을 내세워 쇼핑 탐색 피로도를 줄여주는 동시에 상품 차별화와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고객의 요구와 취향,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고 이를 상품 기획부터 디자인, 네이밍까지 연결했다"며 "고객의 일상과 교감하는 차별화된 상품과 네이밍 전략으로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