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끝나면 5초만에 차트 완성…병원 300곳 뚫은 AI에 투자 몰렸다

진료 끝나면 5초만에 차트 완성…병원 300곳 뚫은 AI에 투자 몰렸다

김진현 기자
2026.07.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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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핫딜]스튜디오키코, 프리시리즈A 투자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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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스튜디오키코
/사진제공=스튜디오키코

의사들의 업무는 진료가 끝나도 계속된다. 건강보험 진료비를 제대로 청구하려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요구하는 형식에 맞춰 SOAP(주관적 증상·객관적 소견·평가·계획) 차트를 작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밀려드는 환자를 보느라 차트를 미처 채우지 못해 진료 비용을 청구하지 못하거나 삭감당하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스타트업 스튜디오키코는 이 같은 의료 현장의 틈새를 파고들었다. 스튜디오키코가 선보인 '니어닥(Neardoc)'은 진료실에서 오가는 의사와 환자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듣고, 별도의 입력 없이 완성된 SOAP 차트를 자동 생성해 전자의무기록(EMR)에 바로 입력해 주는 AI 서비스다. 진료가 끝나면 불과 5초 만에 차트가 완성된다.

스튜디오키코는 최근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스트롱벤처스,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 등으로부터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스트롱벤처스는 회사가 피벗(사업 전환) 이전 아이템을 운영하던 시절 엑스퀘어드와 함께 초기 투자자로 참여한 데 이어, 사업 모델을 전환한 이후 진행된 이번 라운드에도 후속 투자를 단행했다. 사업 전환 이후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입소문으로 병원 300곳 도입

스튜디오키코는 자체 개발한 의료 AI 엔진 '자이나(Xynar)'를 기반으로 니어닥을 고도화했다. 범용 거대언어모델(LLM)이 의학 질의응답 과정에서 일으킬 수 있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제어하고, 다층 검색증강생성(RAG)을 적용해 임상적 근거에 기반한 정보만 출력하도록 설계했다. 20여 개 진료과를 대상으로 1만7000여 개 이상의 의학 용어를 학습해 진료과별 맥락에 맞는 차트를 자동 생성하며, 대화 중 등장하는 의학 용어와 약어도 정확히 이해한다.

그 결과 AI가 생성한 차트를 의사가 수정하는 비율은 평균 2% 이하에 불과하다. 의사 개인의 차트 입력 습관을 학습하는 기능도 탑재해, 몇 번만 사용해도 개인 맞춤형 스타일의 차트가 자동 생성된다. 국내 주요 EMR과 호환되어 기존 시스템을 교체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아울러 진료실에서 녹음되는 음성은 즉시 텍스트로 변환된 후 삭제되는 방식을 적용해 설계 단계부터 의료법 및 개인정보보호법 관련 이슈를 차단했다. 진료실 내 어디서 발언하든 일정한 수음이 가능하도록 360도 마이크를 활용한다. 병원의 수익과 직결되는 보험 청구 업무도 지원하여,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코드 40000여 건을 자동 매핑해 심평원 청구 과정에서의 누락이나 삭감 위험을 대폭 줄였다.

니어닥과 같은 '임상 특화 앰비언트 AI 스크라이브(Ambient AI Scribe)'는 전 세계 의료 AI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카테고리다. 미국에서는 이미 의사의 70%가 AI 차팅 도구를 사용하고 있으며, 관련 시장 규모는 2025년 60억달러에서 2033년 300억달러로 5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니어닥은 출시 2개월 만에 별다른 광고 없이 300곳 이상의 병·의원에 도입됐다. 스튜디오키코가 도입 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차트 작성 시간은 평균 70% 감소했고 같은 시간에 진료를 볼 수 있는 환자 수는 1.5배가량 증가했다. 의사들이 모니터 대신 환자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환자들의 만족도와 재진율 역시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김세훈 스튜디오키코 대표는 "의사가 환자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진료실을 만들고, 어디서나 최상위 진료가 가능한 미래 의료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스튜디오키코 개요/그래픽=이지혜
스튜디오키코 개요/그래픽=이지혜

원티드랩 상장 이끈 '실행력' VC 투자 배경
이노머니 /사진=미래산업부
이노머니 /사진=미래산업부

투자사들이 주목한 또 다른 요소는 뛰어난 팀 구성이다. 스튜디오키코는 원티드랩 공동창업자 출신으로 9년간 회사의 상장(IPO)과 해외 시장 개척을 담당한 김세훈 대표가 이끌고 있다. 여기에 원티드랩 서비스개발부문장 출신 류경묵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정형외과 전문의 이창민 최고의료책임자(CMO)가 합류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조유진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팀장은 "원티드랩 시절부터 글로벌 진출 등 쌓아온 성과와 레퍼런스가 팀의 실행력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생각해 투자했다"며 "검증된 창업팀과 자체 AI 엔진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광고 없이도 초기 300개 병원을 확보한 성과 등을 보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스튜디오키코는 차트 자동화 이후 축적되는 데이터를 학습해 진단과 처방을 결정하는 '보조 임상 의사결정 지원시스템(CDSS)'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궁극적으로는 진료실 업무 전반을 아우르는 '의료 자율 운영체제(Medical OS)'를 구축하고,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도전할 계획이다.

김세훈 스튜디오키코 대표는 "의사가 환자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진료실을 만들고, 어디서나 최상위 진료가 가능한 미래 의료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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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현 기자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와 벤처캐피탈, 액셀러레이터 산업 전반을 취재하며 투자·혁신 흐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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