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수혈 홈플러스, 67개 점포 정상화 '안갯속'

조성우 기자
2026.07.20 16:39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홈플러스가 서울회생법원에 즉시항고를 제기하며 회생절차 재개에 나서는 20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문이 닫혀 있다. 2026.07.20. yesphoto@newsis.com /사진=홍효식

홈플러스가 즉시항고장을 제출했지만 67개 핵심 점포의 정상화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회생의 발판이 될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을 확보했지만 점포 정상화에만 2000억원 이상이 필요한데다 협력사 납품 대금 부담도 남아 있어서다. 홈플러스 노조도 마트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사측에 면담을 요구했다.

홈플러스는 20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장을 제출했다. 법원이 지난 3일 2000억원 규모의 DIP를 확보하지 못한 점 등을 이유로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한 이후 17일 만이다. 홈플러스 측은 즉시항고장에 "재도의 고안에 따라 폐지 결정의 취소를 구한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도의 고안'은 사건을 담당했던 법원이 기존 결정을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법원이 즉시항고가 타당하다고 인정하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할 수 있다. 회생절차 기한 역시 최대 오는 9월 4일까지 연장될 수 있다.

앞서 지난 16일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이하 MBK)는 2000억원 규모의 DIP에 대한 연대보증을 제공하기로 했고 메리츠금융그룹 3사(화재·증권·캐피탈)는 이사회를 열어 DIP 2000억원 대출 승인안을 의결했다.

홈플러스는 즉시항고를 통해 회생절차가 연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회생절차가 연장되고 DIP 대출이 들어오는 대로 영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선 회생의 핵심은 마트 정상화인만큼 DIP 2000억원만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점포 1개당 매대를 채우고 재고를 확보하는 데 평균 30억~40억원이 필요하다. 점포당 소요 비용을 감안하면 67개 핵심 점포를 모두 정상화하는 데만 2000억원 이상이 드는 셈이다.

협력사와의 신뢰 회복도 관건이다. 회생절차 과정에서 납품 대금이 지연돼 기존 거래 신뢰가 훼손된 만큼 협력사들이 선결제나 지급보증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정상적인 재고 확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4월 말 기준 홈플러스가 협력사에 지급해야 할 납품 대금만 410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올해 5월 말 기준 공익채권도 1조999억원으로 불어난 상태여서 DIP를 점포 정상화에만 투입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자금 부담을 고려하면 67개 점포를 한꺼번에 정상화하기보다는 일부 점포부터 영업을 재개한 뒤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재고를 확보한 상품군부터 순차적으로 판매를 재개하는 방식도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DIP 2000억원은 마트 정상화를 위한 마중물로 활용돼야 한다"며 "상품 공급과 점포 운영을 정상화해 매출을 회복해야 하고 이후 채무 상환과 인수합병(M&A) 추진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생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홈플러스 노사는 마트 정상화를 위해 머리를 맞댈 채비에 나섰다. 마트노조 홈플러스 지부는 이날 사측에 관리인인 김광일 MBK 부회장과 면담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노조는 DIP와 점포 매각 대금 등을 활용한 마트 정상화 계획을 공유받겠다는 방침이다. 면담은 21일 또는 22일로 요청했다. 김 부회장의 참석이 어렵다면 실무 임원과라도 면담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빠르게 움직인다면 이르면 이번주 안에도 점포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점포 운영 시점 등 전반적인 운영 계획을 확인하고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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