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했으면 소년공 출신 대통령이 노조에 화를 냈을까[우보세]

정진우 기자
2026.07.27 05:30

[우리가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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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7.2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박용진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 위원회 부위원장(전 국회의원)이 최근 전국을 돌며 기업인들을 만날때마다 빠지지 않고 나오는 얘기가 있다고 한다. '노란봉투법'이 가진 모호함이다. 이 법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제2·3조)의 일부개정법률안을 일컫는 별칭으로, 사용자 범위 및 노동쟁의 대상 확대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하는 걸 골자로 한다. 박 부위원장은 "기업인들은 절박하게 얘기하는데 법을 바꿔야만 풀리는 문제 앞에서 늘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 문제를 짚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기업의 경영권 행사까지 쟁의 대상이 되면 끝이 없다"며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삼성전자 노조의 호남 반도체 공장 신설 반대 움직임과 대기업 노조의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를 겨냥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노조를 질타했다.

'소년공' 출신으로 누구보다 노동자의 삶을 잘 이해하는 이 대통령조차 노조의 도를 넘은 쟁의 활동엔 혀를 차며 일침을 가한 것이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 3월 노란봉투법이 시행될 때부터 이미 예견됐다.

당시 기업들과 노사문제 전문가들은 노동쟁의의 범위가 무분별하게 확장돼 기업의 정당한 경영권과 투자 결정까지 마비시킬 것이라고 수없이 경고했다. 그러나 노동기본권 확대란 명분에 밀려 사업경영상 결정까지 노동쟁의에 들어가는 등의 독소조항들이 그대로 통과됐다. 그 결과 지금 산업 현장은 신규 공장 증설 등 본연의 경영 판단마저 노조의 동의 없인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분쟁지대가 됐다. '기업이 살아야 노동자도 존재한다'는 상식이 노조의 이기주의에 묻혀버린 셈이다.

고용노동부가 뒤늦게 시행령이나 행정지침을 통해 쟁의 범위를 제한하겠다고 나섰지만, 임시방편일 뿐이다. 하위 규정만으로 법률에 내포된 독소조항의 효력을 온전히 제어하기엔 한계가 있는 탓이다. 오히려 또 다른 법적 공방과 갈등만 부추길 우려가 크다. 결국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해선 법을 직접 손봐야한다.

마침 앞으로 2년간 전국 단위의 대형 선거가 없는 골든타임이다. 표심을 의식한 포퓰리즘 정치에서 벗어나 오직 국가 경제만 생각할 최적의 기회다. 정부와 국회는 이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노란봉투법의 독소조항을 개정하는 작업에 착수해야한다. 경영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무제한적 쟁의 범위를 바로잡고 법적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기업들이 안심하고 투자하며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경영권이 침해받는 환경에서 과감하게 투자하는 기업은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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