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면세점업계가 올해 상반기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회복 신호를 보이고 있다. K뷰티와 푸드, K팝 공연 등을 계기로 방한 관광객이 늘면서 매출을 견인했다. 업계는 여름 휴가철과 중국 국경절, 연말 여행까지 이어지는 하반기를 실적 반등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29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면세점의 외국인 매출은 4조9968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11.2% 증가했다. 외국인 매출은 전체 매출 6조4752억원 중 77.2%로 실적을 사실상 견인했다. 또 외국인 방문객은 664만명으로 14.9% 늘었다. 같은 기간 내국인 매출과 방문객은 1조4783억원, 841만명으로 각각 12%, 11.5% 감소하며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외국인 방문객은 3월 이후 4개월 연속 월 방문객 100만명을 웃돌며 회복세를 이어갔다. 3월 108만명, 4월 119만명, 5월 122만명, 6월 127만명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방한 관광객 증가가 면세점 회복의 가장 큰 동력이라고 분석했다. 원화 약세로 한국에서 쇼핑하는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데다 K뷰티와 K푸드 인기가 이어지면서다. 또 BTS 공연 등 대형 K팝 행사도 방한 수요를 자극하며 면세점 방문객 증가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실제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상반기 외국인 뷰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 식품은 62% 증가했다. 외국인 고객과 접점 확대를 위해 신진 브랜드 입점을 늘렸고 구매가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최근 '에스네이처', '닥터지' 등 인기 뷰티 브랜드를 입점시켰고 BTS 협업 음식 브랜드 '아리'와 간편식, 전통 식품 등으로 K푸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다만 방문객 증가가 객단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상반기 기준 객단가는 외국인 75만1900원으로 3.2% 줄었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 1명이 면세점에서 평균 75만1900원을 썼다는 의미다. 내국인 객단가는 17만5700원으로 0.5% 감소했다. 이에 객단가를 높일 수 있는 상품 경쟁력과 쇼핑 경험을 강화하는 게 면세업계의 과제로 꼽힌다.
동시에 외국인 의존도를 낮추고 내국인 소비도 회복한다면 장기적인 성장을 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면세점은 외국인뿐 아니라 내국인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다음달 31일까지 명동본점, 월드타워점, 부산점, 제주점에서 300달러 이상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시그니엘 서울 숙박권, 레이벤 스마트 선글라스 등 경품을 준다. 신라면세점은 내국인 대상으로 응모해 홍보 모델 이준호 팬미팅 초대권을 주는 행사를 하고 있다.
업계는 하반기에 회복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7·8월 여름 휴가철을 비롯해 10월 국경절 연휴와 연말 쇼핑 성수기가 있는 만큼 관광객 유입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상반기 외국인 매출이 5조원에 육박하면서 하반기 관광 성수기 효과가 더해질 경우 올해 10조원 달성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면세점 회복세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이끌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K푸드와 K뷰티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어 이를 차별화된 쇼핑 경험으로 연결하고 내국인 수요도 끌어올리는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