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무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유통업계에선 겨울 패딩과 코트 판매가 늘고 있다. 한여름에 겨울 의류를 미리 구매하는 '역시즌' 소비가 확산하면서 패션업계의 여름 비수기를 메우는 수익원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샵이 이달 19일까지 진행한 역시즌 겨울 패션 행사는 코트와 패딩 판매 호조로 성과를 거뒀다. 겨울 의류 주문액은 1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행사보다 375%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코트가 629% 증가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다운 패딩 점퍼는 512% 늘었다. 특히 겨울철 대표 고급 소재인 캐시미어 코트가 인기를 끌며 모르간, 쏘울, 르네크루 브랜드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르네크루 캐시미어100 코트는 27일 방송 중에만 주문액 4억2000만원을, 제이슨우 트렌치구스다운은 11일 방송 35분 만에 주문액 6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LF의 닥스는 무스탕, 밍크, 레더 등으로 구성된 프리미엄 컬렉션을 이달부터 주요 매장에서 20% 할인한다. 겨울에 앞서 수요가 몰리며 1차 주문부터 전년 대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LF 닥스 관계자는 "'퍼(fur)는 한번 구매하면 오래 착용하는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인 만큼 소재와 디자인 활용도를 따져보고 일찍 구매를 결정하는 고객이 많다"며 "특히 희소성 높은 제품을 미리 선점할 수 있다는 점이 프리오더 수요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LF 헤지스가 운영하는 '히스 헤지스'의 경우 6·7월 역시즌 제품 매출이 전년 대비 480% 증가했다. 특히 주력 상품인 경량 다운 재킷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성장세를 견인했다.
SSG닷컴도 이달 초 겨울 겉옷류를 한데 모은 특가전을 열고 시스티나 다운·코트·퍼를 최대 80%, 노스페이스·K2·디스커버리 등 아웃도어 겉옷을 최대 60% 할인했다. 그 결과 1일부터 27일까지 아웃도어 패딩 매출은 94% 늘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달부터 인기 패션 브랜드의 FW(가을·겨울) 신상품 선출시 방송을 하고 있다. 가죽 전문 브랜드 리오벨을 비롯해 디아루체, 유로컬렉션 등이 대표적이다. 통상 역시즌 행사는 이월 재고 상품을 중심으로 하지만 지난해부터 협력사와 협업해 가을·겨울 신상품을 미리 공개하는 방식으로 차별화에 나선 것이다.
지난달부터 이달 28일까지 현대홈쇼핑의 FW 선출시 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현대홈쇼핑은 "고객은 선호 브랜드의 신상품을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고 브랜드와 홈쇼핑은 FW 패션 트렌드를 선제적으로 분석해 향후 운영 전략에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에선 역시즌 행사가 고물가 속 소비자뿐 아니라 제조사와 브랜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한다. 제조사는 생산 일정을 겨울 성수기에서 분산해 공장 가동 효율을 높일 수 있고 브랜드는 수요를 미리 파악해 생산과 판매 전략을 정교하게 수립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역시즌 행사는 예전에는 재고를 소진하기 위한 할인 성격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이 늘면서 소비 문화로 자리 잡았다"며 "유통사는 비수기 매출을 확보하고 소비자는 겨울 의류를 미리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대표적인 윈윈(Win-Win) 전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