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전 직원을 정상 출근시키며 영업 재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요 식품기업들도 납품 재개를 놓고 홈플러스와 협의를 이어가는 중이다. 다만 회생절차를 거치며 쌓인 미정산 대금을 해결하지 못한 곳이 여전히 많아 매장이 다시 문을 열어도 상품 구색을 갖추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주요 식품기업에 오는 6일 제품을 납품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대형 NB(일반 제조사 브랜드) 상품 중에서는 이미 CJ제일제당과 대상이 납품을 재개했다. 현재 서울우유협동조합도 납품 재개를 전제로 품목과 납품일 등을 홈플러스와 협의하고 있다.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지급이 마무리되면 다른 협력사들도 순차적으로 상품 공급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오뚜기와 풀무원, 삼양식품, 하이트진로 등은 아직 납품 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로는 미납대금이 꼽힌다. 식품업계에서는 중소 식품기업까지 모두 포함하면 미정산 금액이 2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한 식품기업 관계자는 "아직 이전 납품분에 대한 미정산 금액이 남아있어 이 부분 해결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식품업계에서는 2000억원 규모 DIP를 웃도는 추가 자금 지원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고객을 다시 모으고 영업을 정상 궤도에 올리려면 유제품과 주류, 스낵류 등 이전 수준의 상품 구색을 갖춰야 한다. 이 가운데 진열 기간이 짧은 신선식품일수록 재고관리 운영 부담이 크다. 추가 자금 지원과 지급 보증 등이 납품 재개를 결정할 조건이라는 얘기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물품 관리 등 안정적인 공급 여건이 되는지 판단한 후 이런 사항을 계약에 반영해 재개를 결정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영업 재개 이후 임금과 상여금을 둘러싼 노사 협의도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과제다. 홈플러스는 양대 노조(마트노조·일반노조)와 직원 대의기구인 한마음협의회와 임금을 내년 3월까지 2개월씩 순연 지급하고 정기 상여금을 6개월에 걸쳐 분할 지급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트노조는 사측의 일방적 제안일 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편 홈플러스는 이르면 오는 7일 67개 점포부터 영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지난달 13일 임시휴업에 들어간 지 25일 만이다. 서울회생법원이 정한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은 다음 달 4일로 그전까지 영업을 통해 회생 가능성을 입증해야 한다.
홈플러스는 지난 4일부터 휴가자와 유급휴직 유지 희망자를 제외한 전 직원을 출근시키면서 재개장 준비에 착수했다. 영업 방식은 기존과 달리 PB(자체 브랜드) 상품과 필수 식품, 생필품 중심으로 매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