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본고장 부산에서 새벽배송 '승부수'...2000억 투자 AI 물류센터 가보니[리얼로그M]

부산=유예림 기자
2026.08.09 11:00
[편집자주] 유통을 비롯해 식품, 패션·뷰티와 중소·중견기업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하는 머니투데이(M) 산업 기자들의 '현실 기록(Real+Log)'. 각 현장에서 직접 보고, 묻고, 듣고, 느낀 것을 가감 없이 생생하게 풀어내 본다.
롯데마트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 외관./사진제공=롯데마트·슈퍼

7일 오후 1시30분쯤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에 있는 롯데마트의 고객 풀필먼트센터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이하 센터)' 3층에 들어서자 35도에 이르는 바깥 날씨와는 달리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 영상 5도 초겨울 날씨의 냉기와 로봇들이 돌아다니면서 내는 '윙' 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입고부터 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콜드체인으로 관리한다.

약 3000평 규모의 공간에는 격자 형태의 레일 24만개가 바둑판처럼 촘촘하게 깔려 있었다. 그 위를 피킹 로봇 '봇(BOT)'이 초속 4m의 속도로 오가며 레일 아래 약 5~6m 위치에 보관된 상품을 옮겼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대파와 팽이버섯 등 신선식품부터 두루마리 휴지, 꼬깔콘 같은 과자들이 차 있었다.

봇은 AI(인공지능)로 움직인다. 중앙제어시스템과 초당 10회씩 통신하며 최적의 경로를 찾아 상품을 운반한다. 이후 상품은 피킹 로봇 팔로 넘어가 자동으로 인식·포장된다. 연면적 4만㎡(약 1만2000평) 규모의 센터에선 상품을 최대 3만5000개 취급할 수 있다.

롯데마트가 2000억원을 투입해 만든 이 센터는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의 기술과 롯데마트의 신선식품 경쟁력을 결합한 첫 자동화 물류센터다. 롯데마트는 2022년 오카도와 파트너십을 맺은 뒤 3년 7개월간의 준비 끝에 센터를 구축했다.

롯데마트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 내부 냉장 구역./사진제공=롯데마트·슈퍼

롯데마트가 가장 강조하는 건 '신선함'이다. 차우철 롯데마트·슈퍼 대표는 "일반적인 신선식품 물류센터는 상품이 외부에 노출되는 과정이 생길 수 있지만 여긴 입고부터 배송까지 완전한 콜드시스템"이라며 "신선식품의 품질을 완벽하게 유지해 제시간에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부산을 첫 무대로 택한 것은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의 사업성과 상징성을 고려한 결과다. 롯데그룹은 본고장인 부산에서 인지도가 높고, 쿠팡과 컬리 등 이커머스 새벽배송이 활발한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새로운 물류 시스템을 시험하기에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상품 경쟁력도 내세운다. 전국 산지와 연결된 롯데마트의 상품 소싱 능력과 센터를 통한 가공·포장 역량이 강점이다. 정재우 롯데마트·슈퍼 온라인 사업단장은 "롯데마트는 30년간 마트와 슈퍼를 운영하면서 어느 곳보다 여러 산지를 연결하고 있고 고기와 채소, 과일을 직접 프로세싱해 포장하는 역량을 갖췄다"며 "최상의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는 빈틈 없는 배송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송 선택지도 촘촘해졌다. 센터는 오전 8시부터 자정까지 2시간 단위로 원하는 배송 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 기존 점포 기반 배송보다 선택할 수 있는 시간대가 늘어 새벽에도 배송을 받을 수 있다.

롯데마트는 센터가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의 수익성을 만드는 거점이 되길 기대한다. 정 단장은 "최대 처리 능력인 하루 3만3000건의 주문을 5년간 달성하고 5년차에는 EBITDA 흑자 전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달 28일부터 부산, 영남에서 온라인을 운영했던 13개 점포의 주문을 센터로 이관했다. 아직 마케팅을 시작하지 않았음에도 초기 성과는 고무적이다. 기존 고객의 주문은 전월 대비 30% 늘었다. 차 대표는 "부산과 영남권 400만세대에 산지의 신선함을 정시 배송해 국내 온라인 장보기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차우철 롯데마트·슈퍼 대표가 7일 부산 롯데마트의 고객 풀필먼트센터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에서 제타 스마트센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유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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