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외선 조사기를 이용해 뜨거운 여름 햇빛을 오래 받은 듯 팔뚝에 열감을 올리자 피부가 금세 달아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잔열감이 남은 팔뚝 위에 쿨링 앰플을 발랐다. 서늘한 기운이 퍼지면서 달아올랐던 피부가 빠르게 식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차가운 느낌이 분명했지만 자극적이거나 따가운 느낌은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냉감이 조금씩 잦아들면서 피부에 남은 열감까지 함께 가라앉는 듯했다.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에서 직접 체험한 한국콜마의 쿨링 기술이다. 이정미 한국콜마 스킨케어연구소 마스크팀장(수석연구원)은 "예전에는 냉감 자체가 중요했는데 요즘은 자극 없이 오래가는지를 먼저 묻는 고객사가 많다"고 말했다.
폭염과 강한 자외선이 이어지면서 화장품 업계의 쿨링 기술도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피부에 강한 냉감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자극을 줄이면서 냉감을 오래 유지하는 방향으로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콜마가 제조한 제품 가운데 '쿨링'을 내세운 제품은 최근 3년간 약 6배 증가했다. 관련 국내 특허도 10년 전보다 약 88% 늘었다. 한국콜마는 4800여개 고객사와 협업하며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킨케어와 선케어 등 연구 분야를 가리지 않고 쿨링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마스크팩과 토너·크림·앰플·세럼 등 스킨케어 제품부터 선크림·선스틱·선스프레이까지 적용 제품도 다양하다. 피부 열감은 무더운 날씨나 자외선뿐 아니라 수분 부족과 모공 확장 등 피부 밸런스가 무너졌을 때도 나타나는 만큼 제품군별로 쿨링 기술을 구현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쿨링 기술의 핵심은 '자극 없이 오래가는 냉감'이다. 과거에는 멘톨 등 강한 냉감을 내는 원료를 활용해 피부 냉각수용체인 TRPM8을 강하게 자극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됐다. 빠르게 시원함을 느낄 수 있지만 피부에 화끈거리거나 따가운 느낌을 줄 수 있었다.
최근에는 강도보다 지속성에 초점을 맞춘다. 약하지만 지속적으로 작용하는 저자극 원료를 활용해 은은한 냉감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쿨링 성분을 캡슐화하거나 섬유에 균일하게 코팅해 일정한 농도로 서서히 방출되도록 하는 기술도 활용된다. 여기에 제품을 처음 사용할 때의 냉감 강도와 지속 시간, 사용 후 잔여감까지 고려해 제형을 조절한다.
한국콜마가 만든 대표적인 쿨링 제품은 셀퓨전씨 '포스트 알파 쿨링 패드'다. 마스크팩의 밀착 사용감에 확실한 쿨링 효과를 더해달라는 고객사 요청에서 출발했다. 시트 소재와 에센스 함침 공정을 수차례 조정해 피부에 밀착하면서도 냉감이 충분히 전달되도록 개발했다. '포스트알파퍼스트쿨링마스크', '쿨링 펩타이드 앰플' 등에도 한국콜마의 쿨링 기술이 적용됐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피부 열감 완화는 피부 노화를 늦추는 데도 중요한 요소로 계절과 관계 없이 쿨링 기술을 활용하려는 고객사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며 "축적된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사의 어떤 아이디어도 실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쿨링 기술은 최근 선케어 영역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AHC '아이시 젤리 선스틱'은 쿨링 원료를 별도로 첨가하는 대신 수분 함량을 크게 높여 즉각적인 냉감 효과를 내는 특허 기술을 적용했다. 젤리 형태의 제형으로 사용감도 높였다. 비플레인 '녹두 쿨링 수분 선크림'에도 한국콜마의 쿨링 기술이 적용됐다. 피부 열감을 낮추면서도 촉촉한 사용감을 구현해 여름철 선케어 제품으로 주목받았으며 올해 7월 한 달간 올리브영 선케어 부문 상위권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