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립스틱 광고 보셨어요?" 최근에 만난 뷰티패션업계 마케팅 담당자 몇몇이 같은 이야깃거리를 던졌다. 모델의 치아가 벌어지고 비뚤어진 구찌 립스틱 광고는 단연 화제다. 립스틱 자국이 선명한 컵을 찍은 화보컷도 함께 이슈를 모았다.
그동안 립스틱 광고 속 모델은 고르고 하얀 치아를 자랑했다. 립스틱이 컵에 묻어나는 건 감춰야 할 일이었다. 하지만 구찌는 달랐다. "역시 구찌"라는 반응이 나왔다. 구찌는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의 선택을 받아 살아난, '브랜드 부활'의 좋은 예로 꼽힌다.
그런가 하면 최근 인스타그램에선 영국 런던의 플러스사이즈 모델 다이애나가 올린 나이키 마네킹이 화제였다. 나이키는 런던 플래그십 매장에서 플러스사이즈 마네킹을 선보였다. 스포츠브라, 레깅스 차림이었다.
이 같이 리얼한 광고·마케팅에 밀레니얼 세대는 열광한다. 본연의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사랑하길 원하는 이들이다. 방탄소년단(BTS)이 즐겨 사용하는 메시지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에 호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의 트렌드 키워드 '나나랜드'와도 부합한다.
하지만 토종 브랜드에선 만나보기 어려운 메시지다. 한 패션업계 마케팅 담당자는 "꿈도 못 꿀 일"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일부 브랜드가 일반인 모델을 기용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구찌, 나이키 수준의 마케팅은 아직까지 모험으로 통한다.
화장품 광고에선 여전히 여신이 강림하고 의류 광고에선 8등신 황금 비율이 등장한다. 소비 주축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다면서 빅모델 등에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는 건 모순 아닐까. 밀레니얼 세대가 원하는 건 환상이 아니라 '진짜'다. 밀레니얼 세대를 잡으려면 그들 속으로 들어가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