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초지일관 불로소득을 최대한 허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주택정책과 세제를 적용해 왔다. 이번 대책 이후에도 시장의 불안이 계속 된다면 내년 상반기에 더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겠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는 내내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일부 투기수요로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 감소 우려가 있어 시장교란 행위 방지 및 안정적인 수급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중간평가에서 "지난 8·2대책, 9·13대책이 과열 양상을 보인 서울 주택가격을 잡는 등 전국의 부동산 가격이 비교적 안정적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고 자평한 것과 상반된 분위기였다.
실제 "불로소득을 다스리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현실에 싹을 내리지 못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24주 연속 상승하는 등 정부 정책의 가시적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참여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부동산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다는 인식만 깊어졌다. 정부도 이 같은 비판여론을 의식한 듯 16일 대책은 발표를 불과 3시간 앞두고 취재진에 계획을 알리는 등 시장에 충격을 주고 싶어하는 듯했다.
이번 대책은 내년 총선을 넉 달 앞두고 나왔다. 문 정부의 핵심 지지층인 청년과 서민들의 마음이 식으면 당장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불리해질 것이 뻔하다. 홍 부총리가 "시장의 불안이 부작용을 불러와 청년과 서민에게 희망을 박탈하는 데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를 의식한 대목이다.
버릴 건 버리고, 취할 건 취하는 골육지계의 각오마저 느껴진다. 어차피 종부세 인상에 부정적 인식이 많던 다주택자 등의 표심을 잃더라도 무주택 서민, 청년층의 마음을 잡는 등 선명하게 선을 긋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의 마음처럼 그 선이 선명할지는 미지수다. 내집 마련을 위해 허리 띠 졸라가며 계획을 세우던 젊은 부부들은 대출 규제에 막막함을 느끼기도 한다. 벌써부터 '현찰 박치기' 가능한 부자에게만 기회를 열어줬다는 비판이 일고, 공급이 늘지 않은 상황에서 전셋값만 폭등할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용'을 꿈꾸지 말고 개천에서 '가재'와 '붕어'로 살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면 정부는 잃는 게 더 많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