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침체로 너무 힘들어요." "주식계좌만 보면 우울합니다." "유독 제약&바이오업종만 낙폭이 큰 이유가 무엇인가요."
최근 일반인, 경영자, 투자자를 포함한 지인들에게 자주 듣는 말이다. 비단 필자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팬데믹 사태 이후 장기 글로벌 경기침체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인한 글로벌 밸류체인(Value chain) 훼손이라는 대외요인과 미중대립으로 인한 국내 수출전선 이상과 원/달러 환율상승 및 인플레이션이라는 대내요인으로 인해 연초부터 금융시장의 고전은 필연적이었다.
문제는 누군가의 호소처럼 금융시장에서 제약&바이오를 포함한 헬스케어업종 하락이 유독 심하다는 사실이다. 실제 올해 들어 코스닥지수 대비 헬스케어종목이 다수 속한 코스닥제약지수의 상대수익률이 -29.4%로 타업종 지수 대비 큰 폭의 하락률을 보였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는 제약·바이오부문이 타 업종에 비해 상대적 변동성이 크고 투자참여주체가 주로 개인투자자이기에 실적 기반의 펀더멘털보다 단기적 이슈에 의한 모멘텀 접근 투자가 많다는 등의 분석이 일반적이지만 필자는 보다 근본적인 부분에서 그 원인을 분석해 보았다.
첫째, 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성 하락이다. 최근 코스닥 제약지수의 하락을 이끈 요인은 주로 신약개발 벤처기업(이하 바이오업체)이다. 이들 기업의 주가하락은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①다수 바이오업체의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중단 및 실패 ②팬데믹 기간 대내외 요인으로 인한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 중단(성과 도출 실패) 및 지연 ③더 심각하게는 이런 주요 프로젝트의 실패 및 중단, 지연에 대한 사실 은폐와 자체 조작행위가 있다. 그 결과 투자자들은 기업에 대한 신뢰성을 잃고 일시적 손실을 감내하지 않는 단기적 투자자가 됐다. 이는 '시간을 돈으로 사서 연구&개발을 추진'하는 바이오업체에는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둘째, 기업 창업 본래 목적의 훼손이다. 창업 후 경영하다 보면 외부환경 및 내부사정으로 경영전략과 전술이 끊임없이 변하기 마련이다. 그 결과 때론 목적과 수단이 바뀌는 주객전도(主客顚倒) 현상이 일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기업의 설립목적과 일관성 유지를 위한 아이덴티티(Identity) 수립과 점검이 매우 중요하다. 인류의 생명과 건강에 공헌하기 위한 신약개발 성공이라는 목표로 설립하면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기업공개(IPO) 등 자금조달 행위가 수반돼야 하지만 언젠가부터 신약개발 동력과 경쟁력 상실에도 생존 자체를 위한 코스닥 상장과 무리한 자금조달이 반복된다.
셋째, 바이오업체의 초기 투자기관(이하 투자사)과 자금조달 금융기관(이하 금융사)의 모럴해저드(Moral hazard)다. 유형자산 등 실체 기반의 실적 중심 업체와 달리 무형자산을 기반으로 투자하는 바이오업체의 투자리스크는 충분히 이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과도한 투자수익을 위해 해당 기업가치를 인위적으로 평가, 조작하는 일부 투자사와 기업공개 시 이를 이용해 수수료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일부 금융사의 모럴해저드가 현재 헬스케어업종에 대한 투자매력과 신뢰를 훼손한다. 그 결과 기업 신뢰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자금조달이 필요한 국내 바이오업체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는 것이다.
이젠 달라져야 한다. 경영자는 경영&연구성과 지연과 실패에 대해 은폐와 조작이 아닌 객관적 사실을 당당히 밝히고 그 원인을 분석해 대안을 제시하는 경영 책임감을 보여야 한다. 투자사와 금융사는 단기적 투자수익 목적으로 시장교란 및 투자자 기만행위를 지양하는 투자 윤리성을 보여야 한다. 한국 헬스케어산업과 건전한 투자환경을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