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담금 제도 과감한 정비 필요하다

원윤희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2023.02.19 10:48
원윤희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사진=원윤희 교수

2021년 말 기준으로 90개가 있으며 21.4조원 규모에 달하는 부담금은 공공사업을 위한 재원 조달 목적으로 해당 사업의 수익자나 원인자 등 밀접하게 관련된 대상에 부과하거나 특정한 행위를 유인하는 정책 실현 목적으로 부과한다. 개발부담금과 같이 특정 공공사업으로부터 특별한 이익을 받는 자에게 부과하는 수익자 부담금, 폐기물 부담금과 같이 특정 행위의 원인을 제공한 자에게 관련 비용을 부과하는 원인자 부담금이 있는 한편 장애인 고용부담금과 같이 일정한 국가 목적을 유인하기 위한 부담금도 있다.

정부는 지난 2002년 부담금관리 기본법을 마련한 이후 매년 부담금 운용평가를 통해 불합리한 부과기준을 조정하는 등 지속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해 왔다. 과거 100여 개의 부담금이 있었으나 현재는 부담금 정비를 통해 약 90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꾸준한 성장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불을 넘어서는 등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진입하고, 부담금관리 기본법도 시행된 지 20년을 경과했으므로 부담금 전반에 걸쳐 경제·사회 환경 변화에 맞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1990년대 이전에 만들어진 부담금이 전체의 62.2%를 차지하고 있어 기업이나 국민이 과도한 부담을 지는 건 아닌지, 새로운 수요를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우선 사회·환경 변화에 따라 부과 타당성이 약화된 부담금은 폐지하거나 부과 요율을 변경하는 등 적극적인 개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지난 2007년부터 한국 영화의 발전 및 영화·비디오물 산업의 진흥을 위해 영화상영관 입장권에 3%를 부과하는 영화상영관 입장권 부과금을 부과해 왔으나 국내 영화산업이 국제 수준으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관 입장객에게 계속 부담금을 부과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또한 지난 1996년부터 학교용지 확보 재원 마련을 위해 주택건설 및 대지조성 사업자에게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해 왔으나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유휴 교육시설도 많아진 점을 고려할 때 부과 요율이 적정한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환경·에너지 분야의 부담금 요율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미세먼지, 쓰레기 배출량 증가 등 환경오염 물질이 늘어나고 있어 사회적 비용이 커지고 있으며, 탄소중립과 순환경제 실현 등 최근 환경과 에너지 정책변화에서 친환경 요소가 강화되고 있어 대기·수질 등 환경 및 에너지 분야 부담금에 대한 부과 요율의 적정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개별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나 협회비 성격의 부담금은 반대급부가 있는 등 부담금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만큼, 관리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부담금 제도의 본질을 명확히 하고 행정부담을 경감 할 수 있어 이에 대해 정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 경제는 올해 1%대의 성장이 예상되는 등 어려운 상황이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기업 등 경제주체의 활력을 높이는 게 필요한 상황이다.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부담금을 과감하게 정비해 시대에 부합하는 부담금 제도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개혁 노력을 기울여 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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