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 혁신의 골든타임이 지나고 있다. 세계 각국은 국가역량을 총동원해 AI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움직인다. 우리 역시 앞으로 1~2년, 길게 잡아도 5년 내에 현재의 노력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져야만 'AI G3'라는 국가적 목표가 현실이 될 수 있다. 이 시간은 결코 길지 않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당장 효과를 낼 수 있는 제도적 장치에 우선적으로 논의의 초점을 맞추고 추상적이고 장기적 개선논의를 병행하는 것이다.
규제개혁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개인정보보호법이나 저작권법 같은 근간이 되는 기본제도를 AI 시대에 맞게 개정하려는 접근은 현실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이해관계자간 갈등으로 교착상태에 빠지기 쉽다. 대신 2~3년, 길게는 5년 내에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는 한시적 특례법을 도입해야 한다. 일몰제를 통해 과감한 특례법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합의를 도출하고 특례법 시행기간에 기존 기본제도의 현대화와 개편을 세밀히 추진해 특례법이 수명을 다하면 자연스레 AI 시대에 맞는 제도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과도기적이지만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한 과감한 입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AI G3' 달성을 위한 최우선 과제는 데이터 규제혁신이다. 데이터는 AI의 연료다. 그러나 데이터는 저작권법, 개인정보보호법, 공공데이터법, 정보공개법 등 개별 법률 속에서 보호와 함께 규제 대상으로 묶여 있다. 이로 인해 AI 개발자와 기업들은 법적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혁신의 발걸음은 더디다. 저작권 문제에선 공정이용의 불명확성, 개인정보 규제에서는 과도한 위험회피, 공공데이터 영역에선 비공개 원칙의 형식적·보수적 적용이 발목을 잡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법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롭게 AI 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데이터 혁신이다.
이를 위해 일몰제 형태의 AI 규제특례법이 필요하다. 이 법은 저작권법, 개인정보보호법, 공공데이터법, 정보공개법에 대한 규제특례를 일괄적으로 규정해 합리적 범위에서 AI 혁신을 지원하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영리·비영리 목적의 AI 개발에 필요한 학습용 데이터 활용을 위해 명시적으로 거부되지 않는 이상 공개된 정보엔 한시적으로 저작권법이나 개인정보보호법의 특례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 권리자를 특정하기 어렵거나 식별이 곤란한 데이터나 국비가 투입된 R&D 성과 데이터의 AI 학습에 대해서는 더욱 과감한 특례가 요구된다. 절차 역시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는 심사와 승인체계를 일원화된 절차로 정비해야 하며 그 속에서 소관부처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효율성을 확보해야 한다.
한시적 특례법은 단순히 규제완화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 적용과정을 통해 특례의 필요성과 한계를 확인하고 장차 기본제도를 어떻게 바꿀지 검증하는 제도적 테스트베드로 기능한다. 동시에 저작권자, 정보주체, 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익충돌 속에서 AI 혁신의 효익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병행해야 한다.
데이터 규제혁신은 국제 경쟁환경 속에서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적 승부수이기도 하다. AI 패권경쟁에 뛰어든 세계 각국은 이미 데이터 활용과 규제완화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가 지금 과감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다면 단지 AI 기술의 격차가 아니라 그 기초가 되는 데이터 활용 기반부터 돌이킬 수 없는 격차가 벌어질 것이다. 과감한 AI 규제특례법은 글로벌 경쟁구도 속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 선택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AI 혁신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한 과감한 한시적 규제특례법을 제정해야 한다. 이를 통해 당장의 법적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본격적인 제도개편을 위한 테스트베드로서 AI 혁신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AI G3' 실현이 가능하다. 이는 미래를 향한 교두보이자 '법·제도의 AIX(인공지능 대전환)'를 위한 전략적 투자다. 골든타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지금의 선택이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