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인재 채용은 연애가 아니라 결혼이다

이기왕 호원대학교 초빙교수 (전 숭실대학교 중소기업대학원 교수)
2025.10.30 02:05
호원대학교 초빙교수 (전 숭실대학교 중소기업대학원 교수)

직원의 유형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일을 하려는 사람'과 '일을 하지 않으려는 사람'. 일을 하려는 사람은 방법을 찾는다. 책으로든 인터넷으로든 고민한다. 그러나 일을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은 핑계를 대고 핑계를 찾는다. 우리 회사의 김 대리가 떠오르는가. 박 팀장이 떠오르는가. 일을 하려는 사람과 함께해도 성공할까 말까 한 것이 사업이다. 그런데 우리 직원 대부분이 '일하기 싫은 사람'이라면 그 회사는 어떻게 되겠는가.

여기서 일을 하고 싶게 만들어주는 건 사장의 몫이다. 회사가 '마니아처럼' 일할 수 있도록 해줘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일한다. 사람 때문에 고민이라고 말하면서 대부분 중소기업이 인재를 채용하는 체계가 없고 이들을 교육하고 육성하는 관리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않다.

나는 기업 컨설팅을 할 때 꼭 이런 질문을 한다.

"쉽게 뽑아 어렵게 쓸 것인가, 아니면 어렵게 뽑아서 쉽게 쓸 것인가."

하림도 지방에 있는 중소기업 상황에서 '내가 필요한 인재는 내가 키워서 쓴다'가 인재채용의 방향성이었다. 이런 경우 인재를 키우는 시스템이 탁월하든가, 애당초 자질이 충분한 사람을 뽑든가, 이 2가지 조건이 잘 맞아야 한다.

보통 중소기업 사장들은 유능한 사람을 뽑으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중소기업이 유능한 사람을 뽑아서 쓰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어떤 인재를 뽑아야 하나. 바로 '우리 회사에 적합한 사람'이다. 즉, 유능한 사람보다 적합한 사람이 채용의 기준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뽑은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다. 뽑은 사람의 능력을 다방면으로 파악해 그 능력을 가장 잘 사용할 수 있는 곳에 배치하는 것. 일명 '라이트 플레이스, 라이트 퍼슨'(Right place, Right person)이다. 모든 자리에는 그 자리에 맞는 사람이 있다. 능력이 아무리 출중해도 그 자리에 맞지 않는 사람일 경우 전혀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우리 회사에 적합한 인재를 보는 기준은 무엇일까. 학력일까, 경력일까, 스펙일까. 중소기업은 코드(문화)와 열정, 그리고 호기심을 봐야 한다. 즉 도전의식이 많은 직원을 쓰는 게 좋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잘 잡아내고 판단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내부에서 잘 만들어야 한다. 이 프로세스는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심층적인 것까지 다양한 세부항목이 포함된다.

예를 들어 기업에서 생각보다 사람을 뽑을 때 간과하고 체크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출퇴근 거리문제다. 기업들은 사람이 오지 않으면 급여 때문인가? 생각한다. 그러나 의외로 많이 문제가 되는 것은 출퇴근 거리문제다. 내가 아는 기업 중 경기 김포 외곽 쪽에 위치한 회사가 있었다. 그런데 이 회사가 사람을 뽑기만 하면 그만두는 것이다. 알고 보니 그만둔 직원 모두 출퇴근이 너무 힘들다는 게 퇴사하는 이유였다. 결국 내 조언에 따라 그 회사는 위치를 지하철로 오가기 쉬운 수도권 역세권으로 옮겼다. 그 뒤로 채용은 물론이고 이직률 역시 매우 긍정적으로 변화했다(급여는 변화가 없었다). 두 번째는 결혼유무다. 특히 자녀유무는 직원들의 책임감과 직결돼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이런 모든 것이 이력서에 적혀 있음에도 기업은 이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막상 뽑아보면 이런 것들이 문제가 된다. 대기업은 중소기업과 달리 급여수준이나 복지수준이 이 모든 문제를 상쇄할 정도가 되지만 중소기업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더불어 역량을 가진 사람, 일을 하고자 하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에게 맞는 자리(적재적소)를 찾아주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렇게 잘 뽑아서 배치했다면 다음은 육성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처럼 여러 명을 케어하는 것은 힘들기 때문에 몇 명만 집중해서 육성하는 쪽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그 핵심인력을 회사의 뼈대로 활용하는 편이 낫다.

결국 인재채용은 결혼하고 난 이후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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