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부동산을 잡기 위한 조세 정책의 위험성

권혁 변호사(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도시정비팀·블록체인팀)
2025.10.30 02:05
권 혁 변호사(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도시정비팀, 블록체인팀)

국토교통부가 지난 10월15일 부동산 시장안정과 가계부채 관리, 자산가격 안정이라는 목표를 내세우며 서울 전역과 경기도 주요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포함하고 주택담보대출 비율을 규제하는 내용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외신보도를 보면 이를 '주택시장 냉각'(Housing market cooling)을 위한 조치로 표현했다. 위 대책의 핵심은 갭투자와 같은 투기억제와 실수요자 보호라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이를 설명하던 국토부 차관이 갭투자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퇴한 것을 보면 부동산 정책이 얼마나 민감한 것인지 느낄 수 있다.

국토부는 이에 더해 다주택자에게 취득세와 양도소득세를 중과하는 내용도 발표했다. 부동산은 조세정책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세금은 국가의 가장 중요한 재정수입이지만 납세 의무자 입장에서 이를 회피하려는 심리를 부정할 수 없다. 영국은 한때 집집마다 창문이 몇 개 있는가에 따라 세금을 매겼다.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하므로 창문의 수를 땔감과 연계해 그 집의 부(富)를 추정하는 근거로 삼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조세정책이 시행되자 사람들은 창문을 없애기 시작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영국이나 우리나 세금은 사람들의 행동양식에 큰 영향을 준다.

부동산의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동시에 올리는 정책은 지지난 정권에서 이미 시도했다. 그런데 2가지 세금을 동시에 올리면 부동산 시장에선 단기 거래위축과 매물잠김 현상이 심화해 결국 부동산 가격폭등을 유발할 수 있다. 지지난 정부 시절 2021년 걷힌 보유세는 10조8756억원으로 2016년 보유세 3조9392억원 대비 2.8배 늘었다. 게다가 양도소득세를 동시에 올리다 보니 매물잠김 현상의 심화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부동산 가격의 지속적 상승은 다른 한편으로 매도자 우위의 시장이 돼 보유세나 양도세와 금융비용 등을 매도자가 가격에 전가하는 시장의 왜곡 또는 실패를 야기하기도 한다.

정부 안팎에선 특히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보유세 강화와 함께 양도소득세 완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재개발·재건축조합의 업무를 많이 다루다 보면 이미 수도권 고가아파트 소유자의 상당수가 60대 이상 은퇴자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보유세 부담을 높이고 가격상승의 기대가 꺾이면 보유세를 부담하기 어려운 은퇴자들이 시장에 매물을 내놓을 것이다. 그러면 보유세를 부담할 수 있는 실수요자들이 이를 구매하는 기회를 갖게 되고 시장엔 공급 및 가격안정이 자리잡을 수 있으며 가격안정에 따라 세금이나 금융비용을 전가하는 현상도 사라지는 선순환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선순환을 위해선 매물을 내놓도록 유도하는 양도소득세 완화와 주택공급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 국토부는 지난 9월7일자로 연간 27만가구, 5년 내에 135만가구의 신규주택을 공급하는 내용의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공공택지를 활용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한 분양과 재개발·재건축을 활성화한다는 것인데 솟구치는 강남 중심의 아파트 가격상승에 제동을 걸기엔 부족하다는 우려가 많다.

필자는 주택법 개정을 통해 지역주택조합들을 활용한 주택공급 방안을 올해 2월 칼럼에서 거론했지만 최근 국토부가 이들이 문제가 많다는 이유로 오히려 규제를 더 강화하거나 폐지를 검토한다는 내용을 보고 답답함을 금할 수 없었다. 특히 무주택자들을 위한 주택공급 방안은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혹독한 과세만으론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달성할 수 없다는 지지난 정부의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이번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달성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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