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자본시장이 코스피 7000 시대를 향한 대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그 내실을 뒷받침할 '회계투명성' 지표는 여전히 하위권에 머무른다. 2017년 회계개혁의 결과로 37위까지 올라간 국제경영개발원(IMD)의 회계투명성 순위가 2025년 60위로 급락하며 개혁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이는 주주가치를 보호하고 시장의 신뢰를 담보해야 할 회계 및 외부감사가 여전히 취약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지난 2월4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회계·감사품질 제고방안'은 회계투명성 제고를 위한 전방위적인 개혁방향을 제시했다. 최근 회계업계는 성장이 정체되면서 과도한 수임경쟁에 매몰되고 회계감사에 투입되는 시간과 인력의 질적 수준은 하락했다. 실제로 상장회사 평균 감사투입 시간은 2022년 2458시간에서 2025년 2348시간으로 3년 만에 4.6% 감소했다. 회계감사는 충분한 시간을 투입해야 부정과 오류를 적발할 수 있는데 저가수임 경쟁으로 감사품질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외부감사 시장에서 감사보수가 아닌 감사품질 중심으로 경쟁구조가 변화하기 위해서는 회계법인 내부의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 그동안 대형 회계법인들은 내부 파트너 중심의 폐쇄적인 의사결정 구조로 감사품질보다 단기적인 수익성을 우선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위원회는 대규모 상장회사를 감사하는 회계법인 내부에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가 과반수를 차지하는 '감사품질 감독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장도 외부 전문가가 맡도록 규정키로 했다. 이러한 이유는 회계법인과 이해관계가 없는 외부 위원들이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사전에 모니터링하고 수익성 확보를 위해 감사품질을 희생하지 않도록 객관적인 시각에서 견제기능을 수행하게 하려는 것이다.
영국은 2010년 세계 최초로 '회계법인 지배구조 원칙'을 도입했다. 2022년 해당 규정을 개정해 최소 3명의 독립 비상임이사를 임명하고 이들이 공익 사안을 감독하는 기구의 과반수를 차지하도록 요구했다. 일본도 회계법인 경영 및 운영을 감독하고 평가할 때 독립적인 제3자의 지식과 경험을 활용토록 요구한다. 특히 구성원들이 감사과정에서 발견한 이슈를 자유롭게 공유하고 토론할 수 있는 '개방적 문화' 형성을 강조한다. 양국 모두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회계법인 지배구조의 활동내용을 투명하게 공시하도록 규정했다.
금융위원회도 이번 정책을 통해 '감사품질 감독위원회' 구성현황과 활동내역을 매년 투명하게 공시토록 해 자본시장의 투자자들로부터 직접 평가받도록 했다. 회계법인의 지배구조가 개선되면 산업 전문성을 갖춘 감사팀이 충분한 시간을 투입해 감사품질을 높이고 엄격한 심리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기업의 회계보고 및 외부감사 제도는 자본시장의 핵심 인프라다. 감사품질 제고를 위한 회계법인 지배구조 개선은 회계투명성 회복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