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20여 개 지방자치단체가 쿠팡에 물류센터 건립과 투자를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정부와 정치권이 쿠팡을 향해 파상공세를 퍼붓던 것과 대조적인 풍경이다.
지자체가 비난의 화살을 맞는 기업에 '러브콜'을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직고용의 힘' 때문이다. 올 1월 기준 쿠팡과 물류 자회사의 직고용 인력은 9만 113명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2위다. 전체 고용인력의 80%가 비서울에 집중돼 있고, 지방 물류센터 인력의 절반 이상은 2030세대다. 인구 소멸 위기에 처한 지자체에 쿠팡 물류센터는 지방소멸을 막는 버팀목이다.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쿠팡 전체 판매자의 약 70%는 연 매출 30억 원 미만의 소상공인이다. 이들 중 75%가 서울 외 지역에 소재한다. 이들을 지원하는 '착한상점'에 참여한 소상공인들의 지난해 매출 성장률은 약 40%에 달했다. 이는 전국 소상공인 평균 매출 성장률(약 11.9%)을 세 배 이상 앞지른다.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과 규제 리스크로 쿠팡이 공개했던 '3조 원 규모'의 추가 투자 계획은 불투명해졌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97% 감소하고 활성 고객이 10만명이 줄어드는 등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새벽배송 근로시간 제한 논의까지 더해져 쿠팡의 물류 혁신 발걸음은 주춤거리고 있다.
고객의 신뢰를 먹고사는 플랫폼 기업이 대규모 보안 사고를 내고 국정감사 불출석 등 오만한 태도로 일관한 것은 간과할 수 없는 과오다. 엄정한 법적 잣대를 대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쿠팡의 투자가 위축될 때 그 직격탄을 맞는 이들이 지방 청년과 영세 소상공인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지자체들이 왜 쿠팡 유치에 사활을 거는지, 정부와 정치권은 현장의 목소리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