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 등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추가 관세 부과를 위한 사전 절차인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 행보가 지속되는 것이다.
미국은 대법원이 관세를 무효화한 이후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10%의 보편적 기본 관세를 한시 부과했다. 이후 301조를 통해 관세를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겠다고 예고해 왔다. 미국은 국가별로 301조에 의거한 세율 상한이 없다고 공언했지만 우리 정부는 15%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301조 발동 위협으로 농산물, 자동차, 금융, 서비스 시장 등에서 광범위한 추가개방 등이 이뤄졌던 사실도 염두에 둬야 한다.
또 301조로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서는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교역 상대국의 공급과잉과 강제노동 등을 조사하는데 향후 디지털 규제 등 비관세 장벽 문제가 추가될 수 있다. 조사개시를 언급한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추가 브리핑에서 디지털 서비스 세금, 의약품 가격, 수산물 시장 접근, 쌀 시장 접근 등을 예로 들었다. 특히 우리 입장에서는 철회되긴 했지만 쿠팡의 미국 투자자들이 한국 정부의 개인정보 유출 수사와 제재를 자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행위라며 USTR에 조사까지 요청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늑장 처리를 문제삼아 관세 추가압박의 빌미로 거론한 대미투자특별법은 진통 끝에 12일에야 간신히 본회의를 통과했다. 특별법 입법은 뒤늦었지만 대미 투자의 실질적인 이행을 위한 지원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고 미국이 문제 삼고 있는 '과잉 생산', 쿠팡 관련 차별적 행위 여부 등에 대한 논리적 방어가 필요하다. 조선업 협력 등 대미 투자 지연이 발생할 경우 추가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USTR이 제시한 조사 관련 의견 제출 마감일(4월15일)까지 기업들과 의견을 나누고 대미협상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