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을 심의하는 최저임금위원회의 제6차 전원회의에서 '업종별 구분 적용' 논의가 본격화됐다. 현장의 목소리와 지불 능력을 외면한 획일적인 최저임금 인상 주장은 결국 영세 소상공인과 아르바이트생들을 벼랑 끝으로 내몬다. 그러나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어 관철 여부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을 필두로 한 노동계는 올해보다 16.3% 인상된 시급 1만 200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양대 노총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의 호황을 들어 경제 회복의 과실을 나눠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다수 업종이 겪고 있는 내수 부진과 하락세를 외면한 비현실적 논리다. 여기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영세 자영업자간 간 격차, 지역간 격차도 존재한다.
2024년 기준 전체 최저임금 미만율은 12.5%지만 영세 소상공인이 밀집한 숙박·음식점업(약 34% 안팎)과 농림·어업(33% 안팎)의 미만율은 평균의 세 배에 가깝다. 취업자 1인당 부가가치 역시 숙박·음식점업은 금융·보험업의 10~20% 수준에 불과하다. 편의점주들의 호소처럼 요구안이 관철되면 주휴수당을 포함한 실질 시급은 1만 5000원 선에 이른다.
이는 현행 단일 최저임금이 현장의 지불 능력을 완전히 벗어났음을 증명한다. 무엇보다 획일적 최저임금은 일자리가 절실한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 인건비 부담을 견디다 못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직원이나 알바생 고용을 포기하는 것이다. 그 빈자리는 키오스크와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는 최윔위 구조 자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최임위의 근로자위원은 정규직 중심의 양대 노총이 대변하고 있다. 업종별 차등 적용을 두고 특정 업종에 대한 '낙인 효과'와 '차별'이라고 하나 기계적 평등 논리가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약자를 옥죄는 건 아닌지 자문해야 한다.
최저임금 제도의 취지는 취약 노동자의 생계를 보장하는 데 있다. 업종별 생산성, 지역 간 임금과 물가 수준의 격차, 외국인 근로자 여부 등 다양한 요건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달리 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합리적 조치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몰락은 곧 취약계층 일자리의 소멸을 의미한다. 대기업 정규직 노조 이기주의에 함몰돼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