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토론회가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3시간이 넘도록 열렸다. 전문가뿐 아니라 재개발 대상 지역 주민, 지방 아파트 보유 대학교수, 지방 국립대 재학생, 부동산 유튜버, 수도권 분양아파트 입주 예정자, 무주택 신혼부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대통령 앞에서 의견을 밝혔다. 분야별 사전 토론을 진행하고 온라인을 통해 제안을 모은 것도 정책 과정의 투명성 면에서 진일보한 시도다.
하지만 다음달로 예정된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이뤄진 데 따른 한계도 명확했다. 공급과 세제, 금융을 두루 살핀다고 했지만 확인된 것은 정부의 증세 의지였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보유세에 대해 "정치적인 손해를 보더라도" 강화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구체적으로 1주택을 기준으로 △실거주 주택 △서민 주택 △지방 주택은 부담을 경감하고 △호화주택 △다주택 △투기용 주택은 가중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똘똘한 한 채가 가장 효율적으로 투기할 기회를 만들었다"며 1주택자 양도소득세 감면 제도도 손볼 수 있음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당장 급한 것은 조세제도"라고 했지만 증세는 결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는 전가의 보도가 아니다. 단기적으로 수요를 억제할 수는 있겠지만 공급 위축과 매물 잠김, 임대료 상승 등 오히려 더 큰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취득세와 보유세, 양도세를 모두 대폭 인상했지만 집값 상승을 막지 못했다. 당시 아파트 가격은 역대 정부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현재 우리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전체 부동산 세수는 3%에 달해 OECD 평균(1.6%)보다 크게 높은 게 현실이다. 보유세가 선진국 수준보다 낮기 때문에 올려야 한다면, 거래세 인하를 동반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집값 문제만큼 심각한 것이 전월세난이지만 정부가 어떤 대안을 가졌는지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전세대출과 관련해 "집값이 오른 주요 원인"이라고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을 뿐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목표는 비정상적인 수요·공급에 의해 가격이 형성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집을 사 놓으면 돈 되더라"는 투기 심리가 아파트 가격을 급등시키는 것은 분명히 저지해야 한다. 하지만 실수요자가 집을 사는 것을 막고, 팔고 싶은 이들이 집을 팔지 못하게 하는 정책이 '정상적인 가격 형성'을 막고 있지는 않은지도 돌아봐야 한다. 정부가 진정으로 시장을 정상화하고 싶다면 세금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의 순리를 받아들이고 금융·공급 대책도 실수요자를 위주로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