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언제까지 세금으로 기름값 메워주나

머니투데이
2026.09.16 04:00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13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차량에 주유하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세에도 정부의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영향으로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17주 연속 하락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9월 둘째 주(6~10일) 전국 주유소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859.1원으로 전주보다 1.1원 내렸다. 2026.09.13.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중동 정세 악화로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석유 최고가격제가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장기화할 조짐이다. 국제유가가 올라도 국내 휘발유 소비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최고가격제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억누르면서 시장의 수요 조절 기능이 제 역할을 못한 탓이다.

지난 7월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ℓ당 1882원으로 전년 대비 12.9% 상승했지만, 같은 달 휘발유 소비량은 886만배럴로 역대 7월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 유가가 올랐지만, 국내 기름값은 오히려 내린 영향이다. 미·이란 무력 공방전 재개로 7월 한 달간 브렌트유는 24% 올랐지만, 국내 평균 휘발유 가격은 오히려 6.1% 내렸다. 정부가 6월 27일부터 적용된 7차 석유 최고가격을 ℓ당 150원 낮춘데 따른 것이다.

국책연구원인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최고가격제가 석유 수요 감소 폭을 줄였다고 분석했다.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휘발유 32만7500배럴, 경유 40만1100배럴의 소비 감소가 덜 이뤄졌다는 것이다. 반면 수요 절감책은 너무 일찍 접는 바람에 효과를 내지 못했다. 정부는 지난 3월말 공공기관 차량 5부제를 도입하고 4월 2부제로 격상했지만, 7월 1일부터 전면 해제했다. 이때만 해도 미국과 이란의 휴전이 유지되면서 유가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 유가가 급등했는데도 수요 절감책을 내놓지 않은 것은 아쉽다.

최고가격제는 유가 급등 초기 기대인플레이션 확산을 막는 분명한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가격 통제 정책에 묶인 국내 정유업계의 누적 손실이 5조원에 달할 만큼 그 청구서도 크다. 언제까지 국민 세금으로 정유사 손실을 보전해 줄 것인가. 포퓰리즘적인 최고가격제의 출구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유가 충격에 가격 상한제나 보편적 보조금으로 대응하면 가격 신호가 약해지고 고소득층이 더 큰 혜택을 본다고 지적했다. 휘발유 소비는 역대 최대에 수혜의 역진성까지 나타나는 우리 상황에 들어맞는 말이다. 기름값을 현실화하고 대중교통 이용 같은 수요 절감책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또한 에너지 바우처·화물차 유가보조금 같은 선별적 지원으로 물가를 안정시키고 재정 부담도 덜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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