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무원이 근무태도가 불량한 공무직원의 실명을 기재한 내부 인사문서를 서울시 홈페이지 정보소통광장에 51일 동안 '대시민공개'했다가 인격권을 침해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17일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에 따르면 서울시 공무원 A씨는 지난해 9월 2일 공원녹지관리를 담당하는 공무직 B씨의 실명이 담긴 '공무직 근무실태 불량 보고' 문서를 10월 24일까지 서울시 정보소통광장 홈페이지에 '대시민공개'했다.
시 정보공개정책과의 지침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인사관리 문서는 '비공개'로 분류해 올리게 돼 있다. A씨가 분류한 '대시민공개' 등급은 서울시민 누구나 정보소통광장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해당 문서에서 A씨는 B씨의 실명을 기재한 뒤 '부적응자', '불평불만자', '문제가 많은 사람' 등으로 평가했다. A씨가 불평불만이 많고, 작업지시를 거부하며 남녀공무직과 다투는 등 근무태도의 문제점이 많다고 하는 등 B씨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주된 내용이었다.
B씨는 문서가 기재된 지 46일 만인 지난해 10월 19일 본인의 실명이 기재된 인사관리 문서가 서울시민에 공개된 사실을 확인한 뒤 응답소에 민원을 제기했다. B씨는 "A씨가 작성한 문서는 본인을 부적응자, 덜떨어지고 비정상적인 사람, 싸움꾼 등으로 허위기재해 공개했다"며 "일부러 모욕을 주고 명예를 훼손하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인사관리 문서를 비공개 문서로 해야 하는지 몰랐다며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다. A씨는 "기존 문서를 그대로 덮어쓰려고 작성하다보니 실수로 '대시민공개'가 된 것"이라며 "솔직히 공개와 비공개의 기준도 모르다가 정보공개정책과에 문의한 뒤 알았다"고 말했다.
A씨는 문서가 공개된 지 51일 만인 10월 24일 문서를 비공개로 바꿨다. 하지만 B씨는 "비공개 문서로 바꾸더라도 내부업무담당자들은 읽어볼 수 있고 안 좋은 선입견을 갖게 될 수 있다"며 이를 삭제해달라 요청했다. 이와 함께 B씨는 "해당문서가 공개돼 모욕감과 심각한 인권침해를 받았다"며 서울시 인권센터에 조사를 신청했다.
조사를 맡은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은 참고인 조사를 통해 해당 문서에 B씨의 근무태도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이 담겨 있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B씨가 실제 근무태도가 불량했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함께 일한 공무직 C씨는 "과정은 빼고 결과만 적시해 일방적으로 매도했다"고 했고 D씨는 "허위로 기재된 내용이 아니라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민인권보호관은 "참고인 진술을 종합하면 기재내용이 모두 허위는 아니나, 이를 대시민공개한 것은 신청인의 인격이 훼손될 여지가 매우 크고 헌법 제 10조 인격권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결론 내렸다.
아울러 시민인권보호관은 해당문서를 작성한 A씨에 대해 인권교육을 실시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