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감사원 지적 무시한 사립대에 9억 퍼준 교육부

이정혁 기자
2015.07.24 05:01

감사원 감사서 성신여대 교비회계 비위 적발…10억 환수안해

성신여대가 감사원 감사에서 교비회계와 관련된 각종 비위 사실이 적발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그러나 교육당국은 이 대학이 배임 액수만큼 환수하지 않았는데도 최근 정부의 재정지원사업으로 무려 9억원이나 몰아줘 '비리대학에는 예산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저버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23일 머니투데이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통해 입수한 '최근 3년간 사립대 감사원 감사 현황'에 따르면, 성신여대는 감사원으로부터 작년 4월 교비회계·학교법인회계 운용과 대학 위치변경인가업무 처리 등과 관련해 '부적정' 통보를 받았다.

구체적으로 법인회계에서 반드시 부담해야하는 법인 직원 인건비 등 5억3895만원을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구성된 교비회계로 떠넘겼다. 현행 사립학교법 29조는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이나 재산은 다른 회계에 전출이나 대여할 수 없게끔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이 대학은 또 위치변경 인가 업무를 진행하면서 학교법인의 소요비용 부담능력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탓에 학교가 이를 감당할 여력이 충분한데도 교비회계에서 12억원을 지출하게 만들었다.

감사원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성신여대가 교비회계에 피해를 입힌 규모대로 환수하고, 관련 대책 등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교육당국의 관리·감독 부실 속에 이 대학은 아직까지 10억원 가량을 교비회계에 환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성신여대 관계자는 "감사원 지적사항 중 절반은 환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장기적인 계획을 잡아 순차적으로 교비회계에 돌려주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교육부는 지난 21일 성신여대를 '고교교육 정상화'에 기여했다는 명목으로 9억1000만원 지원을 최종 확정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해 교육부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할 당시 최근 2년간 부정·비리 대학 24곳에 600억원의 정부 예산이 투입된 사실을 적발하고 교육부 담당 직원의 징계를 요구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 교수는 "사정당국은 물론, 교육당국의 지적사항을 제때 지키지 않은 사립대가 정부 사업에 선정됨으로써 탈락한 일부 대학을 둘러싼 공정성 시비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교육부가 자신들의 정책이나 사업에 대한 신뢰도를 스스로 저버린 셈이나 마찬가지"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감사원의 감사처분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대학에 대해 아무런 페널티 없이 혈세를 퍼주는 교육부의 나 몰라라 지원이 대학의 모럴헤저드를 부추기고 있다"며 "비리사학에 대한 재정지원을 엄격하게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문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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