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 생각하는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아선 안 됩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제시한 국어 A형 19번 문제의 정답 2번 선택지(이하 홀수형 기준)는 '정답에 가까운 선택지'일 뿐입니다."
올해 수능 이의신청 기간에 해당 문항에 대해 강하게 이의를 제기한 이원준 메가스터디 국어 강사(사진)는 16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강사는 지난 3월 서울시교육청 고3 모의고사 때도 국어 B형 19번 문항에 대해 이의를 신청해서 전원 정답처리를 이끌어낸 바 있다.
이 강사는 "다른 선택지의 설명이 명백하게 거짓이므로 많은 학생들이 2번 선택지를 정답으로 골랐을 것"이라면서도 "수능 기출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교재로 사용되기 때문에, 앞으로 학생들에게 잘못된 논리를 올바른 것으로 가르치는 일이 없도록 확실하게 논리적 오류를 바로잡으려 한다"고 전했다.
19번 문항은 에벌렌치 광다이오드에 관한 지문의 내용과 일치하는 선택지를 고르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답은 2번 '에벌렌치 광다이오드의 홀수층에서 전자-양공 쌍이 발생하려면광자가 입사되어야 한다'다. 이와 관련한 내용이 지문에는 '홀수층에 충분한 에너지를 가진광자가 입사되면전자와 양공 쌍이생성될 수 있다'고 기술돼 있다.
언뜻 보면 두 문장의 의미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이 강사는 "논리적으로 볼 때 엄연히 다른 문장"이라고 지적했다. "두 문장의 뜻은 'must'와 'can'의 차이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지문은 '광자가 입사되면 전자와 양공 쌍이 생성될 수 있다'는 가능성(can)의 의미를 담고 있는 반면, 선택지는 '광자가 입사돼야 전자-양공 쌍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필요성(must)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강사는 같은 구조의 짧은 문장을 예로 들며 해당 문항의 오류를 설명하기도 했다. "'휘발유가 있으면 차가 달릴 수 있다'라는 명제가 있다고 칩시다. 이를 '차가 달리려면 휘발유가 있어야 한다'고 독해하는 것은 위험한 해석입니다. 차를 이동시키려면 휘발유 외에도 디젤, 전기 등 다양한 연료를 활용할 수 있거든요. '일 수 있다'와 '~여야 한다'는 구분해야 합니다."
이 강사는 또 보기의 문장이 물리학적으로도 옳지 못한 명제임을 덧붙였다. 그는 "광자가 없어도 전자-양공 쌍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가이거모드 애벌런치 광 다이오드의 다크 카운트 생성과 소비전력량에 따른 절연파괴 전압의 최적화 연구(유현, 이병주, 설우석)' 논문 내용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이 강사는 "이 밖에도 해당 분야의 권위자 두 명 이상에게 문의한 결과 광자 없이도 전자-양공 쌍이 발생할 수 있다는 자문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 강사는 19번 문항의 모든 선택지가 정답처리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전원 정답처리 되더라도 그 효과는 미미할 전망이다. 이 강사는 "19번 문항은 정답자 비율이 높은 문제이기 때문에 평가원이 오류를 바로 잡더라도 점수 변동은 크게 없을 전망"이라면서도 "이 문항의 정답이 2번이면 앞으로 학생들을 가르칠 때 상당히 난감해질 것 같아 이의신청에 나섰다"고 말했다.
한편, 16일 오후 3시 현재 평가원 홈페이지에는 해당 문항에 대한 이의제기 글이 4건, 이 강사의 글에 반박하는 글이 1건 게재돼 있다. 자신을 국어강사라고 밝힌 반박글 게시자는 이 강사의 해석을 '오독'이라고 지적하며 "전자-양공 쌍이 생성되는 다른 방법이 설명되지 않는 한, 이 글로부터 광자의 입사는 필수적인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마땅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의 신청은 이날 오후 6시에 마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