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고 지원자 100여명의 성적을 조작한 혐의로 고발된 김승유 하나학원 이사장 등에 대해 경찰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검찰 지휘를 받아 사건을 넘겼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논란이 불거진 후 8개월동안 수사 발표를 미루고 있는 검찰이 사건을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19일 서울 은평경찰서와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경찰은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신입생 성적 조작 등의 혐의로 지난해 11월 고발된 김승유 하나학원 이사장과 하나고등학교 교장·교감 등 관계자들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이 지난 4월 불기소 의견 송치를 지휘했다"며 "서울시교육청이 검찰에 고발한 사건이어서 지휘에 따라 사건을 넘겼다"고 말했다. 현재 검찰은 사건을 수사 중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9월 하나고를 감사한 결과 신입생 입학 전형 부정운영 등 7건의 혐의를 발견해 관련자인 김승유 이사장 등 9명에 대해 검찰 고발 및 수사의뢰 조치한 바 있다. 시교육청은 하나고가 2011학년도부터 2013학년도 입시에서 구체적인 점수 부여 기준 없이 지원자 103명의 성적을 조작해 성비를 맞췄다고 밝혔다. 이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91조의3 4항)이 지정한 자율형사립고 지정취소 사유에 해당한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사건을 은평경찰서에 이첩했으나 경찰이 조사를 진행하던 중 불기소 송치를 지휘했다. 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는 검찰이 사건을 축소할 수 있다는 의혹에 힘이 실리는 지점이다. 최은순 참교육학부모회장은 "시교육청이 검찰에 의뢰한 수사를 아무런 해명 없이 경찰에 이첩한 것부터가 이례적인 일이었다"며 "권력형 비리인 하나고 사건을 축소하려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 수사 발표가 늦어지면서 시교육청이 하나고에 권고한 비리 관련자의 징계도 지연되고 있다. 시교육청은 당시 이모 하나고 교장과 정모 하나고 교감 등에 중징계를 요구했지만 이 교장은 퇴임 절차를 밟았으며 정 교감은 교장 직무대행 중이다. 김문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은 "지난해 서울시의회 조사를 통해 하나고가 성적을 임의로 조정했다는 것을 인정했으며 이는 명백한 입시 부정에 해당한다"며 "검찰 수사에 관계 없이 적발된 사실에 대해서는 강하게 징계를 권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