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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종이 무슨 죄?…전문가들 "정성평가 투명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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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_block-->[대입제도 개편의 길]교과와 비교과 전형 비율 8대2나 7대 3으로 조정 필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의 대입 문제로 또다시 수시전형으로 대표되는 '학생부종합전형' 이른바 '학종'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입제도를 둘러싼 논란에 불이 붙으면 그 중심에는 학종이 있다. 정시를 통할 경우 점수라는 객관적 지표가 있지만 학종의 경우 '정성평가'라는 부분이 합격에 절대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불투명으로 인한 학부모와 수험생의 불만이 이어지는 이유다.
이번 조 후보자의 딸 논란은 학종 중에서도 어학 등 특별한 조건만을 내세우는 특기자 전형의 문제일 뿐 학종 자체를 비판하는 것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이번 논란으로 정시와 수시 비율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관련 교육 전문가들은 수시, 정시의 비율 문제가 아니라 학종 평가에서 적용되는 '정성평가'의 투명성 담보와 고교교육 정상화 차원을 위한 제도적 정착을 더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시와 정시 비율 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비율은 지금 대입제도에 큰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수시, 정시 비율만으로는 대입전형의 논란을 불식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내 한 대학교 입학처 교수인 C씨는 "학교 교육을 어떻게 풍성하게 하는가를 위해 만들어진 수시가 변질돼 학생부 기재 내용을 줄이는 등 자꾸 제한만 하는 금지규정만 만들어지고 있는데 앞으로도 그렇게 된다면 원래 생각했던 학종 개념이 새로워져야 한다"며 "단지 (수시, 정시) 비율만 조정할 게 아니라 정시 선발 방식도 손을 봐야 하는 등 선발방식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C씨는 "공정하지 않은 학종이라고 70%를 뽑는 전형이 공정하지 않으니 50%만 하자고 하면 공정해지냐"며 "단순화해서 정시 비중이 많아지고 하면 사교육업체들만 좋아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장석우 종로학원하늘교육 분석팀장은 "대학입시 제도 문제는 근본적으로 학벌중심 사회의 문제이므로 아무리 고쳐도 문제 해결이 안된다"며 "재시행하는 수시나 정시 모두 장단점이 있지만 수시 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정성평가"라고 지적했다.
장 팀장은 "정량 평가인 학생부 교과는 공정성 시비가 적다"며 "정성평가로 진행되는 수시를 학생부 교과를 중심으로 보완적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교과와 비교과 전형(수시)의 비율을 8대 2나, 7대 3 정도로 조율할 필요도 있다는 입장이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학종을 뺀 전형들은 수영, 육상과 같은 기록경기지만 정성평가라는 심판관의 입김이 들어가는 전형이 학종의 특기자 전형"이라면서 "수시 정시 비율은 현재 나쁘지도 않고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남 소장은 "학종의 경우 특정고 출신이 이점이 있고, 담임에 따라 영향을 받기도 하기 때문에 단순히 이것만이 아닌 수능최저학력기준을 각 대학이 넣을 필요가 있다"며 "박근혜 정부 시절 최저학력기준을 삭제할 때 대학마다 인센티브를 줘 (최저기준을) 빼는 방향으로 유도하다보니 서울시내에서 고려대와 이화여대를 빼고 다른 학교는 최저학력기준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에게는 고등교육에서 지식의 축적도 중요하고 그것을 통한 진로탐색도 중요한데 학종 아니면 수능으로 애초에 대입을 위해 방향을 가르려 한다는 것은 교육적 차원에서도 좋지 않다"면서 "수능최저학력 기준을 각 대학마다 반영해서 지식을 채우는 교육차원의 방향성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도 "학종의 공정성 논란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일체의 교외활동을 생활기록부에 반영하지 않으며 모든 학종 전형에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넣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답했다.
오세중, 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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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시민들 "정시 100%" VS "수시 장점 무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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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_block-->[대입제도 개편의 길] 뿔난 시민들 반응… "정치적으로 교육 이용" 비판도 있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이 스펙 위주의 전형으로 '지필고사 없이' 명문대로 입학할 수 있었던 입시방식에 시민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도로 수능 체제'로 돌아가는 것 역시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이모씨(46)는 정시 확대론자다. 이씨는 "최소 수시와 정시 비율을 6대4 이상으로 현행보다는 수능으로 대학에 들어가는 전형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시는 최소화, 간소화, 단순화해야 한다"며 "예전의 학력고사가 부작용도 많았지만 자기 실력대로 대학을 간다는 측면에선 가장 뒷말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은평구 불광동 김모(44)씨 역시 "지금의 사태로 보면 정시 100%가 답인 것 같다"며 "좋은 제도를 들여왔더라도 허점이 많으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정시모집을 늘렸을 때 부작용 역시 보완책을 내놔야 한다는 입장도 있었다. 수능 편중으로 인한 사교육 풍선효과가 우려된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이 '대입 제도 개편' 카드를 꺼낸 다음날인 2일 사교육업체 메가스터디의 주가는 24% 오른 1만2300원을 기록했다.
김모씨(45)는 "지필고사의 중요성이 높아질수록 쪽집게 과외, 인기 학원이나 8학군 몰림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며 "한 번의 시험으로 합격 당락을 가르기보다는 학생의 평소 학습태도와 재능을 보고 선발할 수 있는 쪽으로 개선이 되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중학생 딸을 둔 김모 교사(47)는 "정시의 확대는 문·이과 통합을 주 내용으로 하는 2015개정교육과정의 취지에 맞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며 "기존대로 수시 7, 정시 3 정도로 유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수시와 정시 둘 중 하나를 택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고등학교 교사 정모씨(44)는 "우리나라의 입시제도는 더 높은 위치에 있는 대학을 가려는 구조를 깨지 않으면 정시냐 수시냐가 의미 없다"며 "손쉽게 좋은 학생들을 뽑아가려는 대학의 풍토, 소위 상위권 대학을 보내서 학교 홍보를 하려는 고등학교의 의식이 먼저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논리 때문에 대입 정책에 손을 대는 접근 방식은 교육적으로 맞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세중, 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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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입 개편' 명시…교육부, 대입제도 개선안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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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_block-->[대입제도 개편의 길] 교육부 "부총리 귀국하는 4일부터 대입제 개선안 논의할 것"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대입 전형 논란으로 대대적인 대입제도 개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동남아시아국가 순방을 위해 출국하면서 "대입 제도 전반을 재검토해달라"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교육 당국은 문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주문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미 현 정부시기인 2022학년도 대입 계획까지 나온 상황에서 다시 대입제도를 개선할 시간 여력이 부족하다.
앞서 교육부는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재임할 당시 국가교육회의 공론화 과정을 통해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을 내놓은 상태다. 정시와 수시 비율에 대한 수많은 논란 끝에 교육당국은 정시 전형 비율을 30%로 확대하는 안을 마련했다.
이번 조국 후보자 딸 문제로 불거진 논란으로 결국 수시, 정시 비율과 맞물리면서 '깜깜이 전형', '현대판 음서제'(돈, 권력 있는 자에게 유리)라는 비판을 줄곧 받아온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어떻게 바뀔지에 눈길이 쏠리고 있는 셈이다.
한상신 교육부 대변인은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부총리가) 대통령을 수행 중인데 4일에 귀국하니 수요일부터 본격적으로 내부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대입제도와 관련해 긴급회의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 "내부적으로 필요하다면 관련자가 모여 하는 것"이라며 "긴급회의라는 명칭을 붙이긴 어렵고 관련 실·국장이나 담당자가 모여 회의는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해 결정된 2022학년도 대입개선안이 변경될 가능성에 대해 "2022학년도 대입은 4년예고제 적용대상이라는 면에서 변경이 불가능하다"면서도 "학종 평가 방법의 개선 등은 단기적으로 적용가능한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수험생 혼란을 막기 위해 시행된 4년예고제를 지켜야 한다는 점에서 2022학년도 대입전형 개선안은 유지하되, 학종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세부 기준 등을 조정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 서울시내 대학교의 입학처장은 이번 논란과 관련 "수시와 정시 비율은 중요한 것이 아닐 수 있다"며 "선발방법을 자체를 통합적으로 개선하고 이 문제는 고교교육 정상화 차원에서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세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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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딸 논란에 뭇매 맞는 '학종'은 억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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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_block-->[대입제도 개편의 길]입학사정관전형→학종으로 전환하며 외부 스펙 등 기재 금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 조모씨가 대입 관문을 뚫은 데엔 제도적 허점이 있다는 지적에 학생부종합전형이 뭇매를 맞고 있다.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종합 전형(학종)의 원형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도입된 '입학사정관전형'이다. 입학사정관전형은 기존의 획일적인 점수 위주의 선발방식에서 벗어나 교내·외 활동, 면접 등을 활용해 학생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취지로 국내에 도입됐다.
하지만 운영과정에서 입학사정관전형이 본래의 취지와 달리 논문이나, 도서출판, 공인어학성적 획득 등 과도한 외부스펙경쟁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례로 조국 후보자의 딸이 입학한 고려대 세계선도인재전형은 일정 수준 이상의 공인어학성적을 요구하고 있었다. 입학사정관전형 중에서도 이처럼 특정한 자격요건을 요구하는 전형을 일명 '특기자 전형'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입학사정관전형은 2013년엔 교내 활동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전환됐다. 이와 함께 교외 수상경력(2010년), 해외 봉사활동과 공인어학시험(2011년), 논문 등재나 도서출간(2014년)의 학생부 기재를 모두 금지시켰다.
자기소개서 역시 공인어학성적이나 교과 외부수상 실적을 기재할 시 이를 대입 평가에서 미반영하도록 하고(2014년) 논문 등 학생부 기재 금지 사항은 자소서에도 기재하는 것을 금지시켰다(2018년). 또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암시하는 내용도 기재가 하지 못하게 됐다.(2018년)
교육계에서는 조씨로 인해 제기된 특기자 전형의 '스펙부풀리기' 문제점은 이미 많이 완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입학사정관전형 초기에 사정관들을 교육하기도 했던 서울 모 대학 전 입학처장은 "입학사정관제 당시 특기자 전형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것이 학종"이라며 "'수시=학종=조씨가 특혜를 누린 전형'이므로 수시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논의는 말이 안된다"이라고 지적했다.
입학사정관전형에서 학종으로 넘어가면서 특기자 전형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이전처럼 어학점수나 SAT(미국의 대학입학 자격시험), AP(대학과목선이수제) 점수 등 외부 스펙을 요구하는 전형은 많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A 컨설턴트는 "일부 최상위권 대학을 제외하면 어학점수를 요구하는 특기자전형은 거의 없어졌으며 이마저도 영어영문학과에서 영어 특기자를 뽑는 식으로 학과 설립 취지에 맞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한편 학생부가 강화되자 일부 학교에서는 교내 수상실적 몰아주기, 학생부 조작 등 교내활동 경쟁 심화로 인한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지난해 학생부종합전형 공정성 강화 방안을 통해 과도한 경쟁이나 사교육을 유발하는 소논문을 금지하고, 수상경력·자율동아리의 개수를 제한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2018년에 발표한 학생부종합전형 공정성 강화방안을 현장에 안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대학 감사 과정에서 대입 과정의 불공정 문제 여부를 중점적으로 확인하는 한편 학종이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개선 사항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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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 확대? 학종 개선?…정부가 그리는 'N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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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_block-->[대입제도 개편의 길] 대입제도 개편안 공론화 통해 도출…'중장기 계획' 국가교육위 설치 논의 '지지부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대학입시 제도 전반을 재검토해달라”고 지시한 가운데 정부 여당이 제도 개편에 나설 전망이다. ‘미세 조정’과 ‘보완’ 혹은 ‘전면 수정’이 될지 개편의 폭은 아직 가늠하기 어렵지만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등 수시 전형 개선, 정시 비율 확대 논의 등이 논의 대상이다.
정부는 이전부터 현행 대학입시제도 개편을 추진해왔다. 학생 선발 전형이 복잡하고 학종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에서다.
정부는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교육제도 개편을 위한 방법론으로 공론화를 택했다.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위원회는 지난해 4월30일부터 8월3일까지 약 3개월간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가 주관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
시민대표 490명이 숙의와 공론화 과정을 거쳐 교육부가 제시한 대입제도 개편 시나리오 4가지를 평가했다. 그 결과물이 지난해 8월 교육부가 발표한 ‘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방안’이다.
교육부 발표는 국가교육회의가 공론화 과정을 거쳐 송부한 ‘대입제도 개편 권고안’을 바탕으로 했다. ‘2022학년도부터 정시를 현재의 23%에서 3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교육부는 학종의 경우 공정성 문제가 지적될 때마다 조정과 보완 정도로 대응했다. 학생부와 자기소개서에 논문·공인어학성적·교과 외부 수상실적 기재 금지, 사교육을 유발하는 소논문 금지, 수상경력·자율동아리 기재 개수 제한 등의 방안이다.
수능 중심의 정시 비중이 현재 개편안에서 마련한 30%에서 더 늘어나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최근 노형욱 국무조정실장은 국회 정무위에서 나온 ‘정시 50% 확대’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개인의 의견에 불과하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계속 제기되는 학종의 문제점과 그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학종 공정성을 강화해 신뢰성을 높이는 방안도 거론된다. 면접·추천서 등 각종 비교과활동 위주의 소위 ‘스펙 만들기’에 부모의 사회적 지위나 재력이 개입되는 것을 최대한 어떻게 줄일지가 관건이다. 학교 교과목 내신 반영을 늘리자는 주장도 나온다.
당정은 초정권적·초당적 독립기구이자 교육정책 컨트롤타워인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교육위 설치는 정권에 따라 교육정책이 바뀌는 것을 막고 중장기적 정책 수립을 담보하겠다는 취지다.
국회에 국가교육위 설치안이 제출됐지만 ‘빈손 국회’가 거듭되면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박경미·조승래·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안, 유성엽 무소속 의원안 등 4건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국가교육위를 설치하고 논의해야 할 과제도 많다. 대입개편 공약의 핵심이던 ‘수능 절대평가 전환’의 경우 공론화 과정에서 제2외국어·한문만 2022학년도부터 절대평가로 전환해 단계적 확대에 그쳤다. 국어·수학 등의 절대평가 전환 여부나 수시모집 수능 최저학력기준 폐지 등은 국가교육회의나 국가교육위에서 결정하도록 공을 넘겼다.
국회의 국가교육위 설립 논의가 진척이 없을 경우 정부가 직접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6월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국가교육위 설립이 늦어지면 수능 절대평가 등 대입제도 개편을 직접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부총리는 “국가교육위 출범이 계속 늦어지면 수능 절대평가 등 대입개편에 대해 교육부나 (대통령직속 자문위원회인) 국가교육회의가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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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에 한번 바뀐 대입제도 변천사…'본고사부터 학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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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_block-->[대입제도 개편의 길] '본고사→학력고사→수능→학종'…도입 이래 18번 변경, "학생·학부모만 혼란"
대입제도는 1945년 처음 도입된 이래 18번 달라졌다. 평균 4년에 한 번이다. 그럴 때마다 수험생들과 학부모는 혼란을 겪었다. 어떤 방식으로 공부해야 성공적일지 알 수 없었다.
본고사로 시작한 대입제도는 학력고사와 수능을 거쳐 학생부종합평가(학종)까지 이르렀다. 세부적인 기준으로 나누면 40차례 이상 달라졌다는 분석도 있다. 변화 과정에서 정체성은 사라졌다.
대입제도 변천 역사를 관통하는 세 축은 △국가 주관 국가고사 △대학 자체 대학별 고사 △고교 고육과정 수행성과인 고교내신 등이다. 역대 정부는 이 세 가지를 조합해 대입제도를 만들어왔다.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위원회는 지난해 4월30일부터 8월3일까지 약 3개월간 시민참여형 조사 방식으로 공론화를 추진했다.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서다. 시민 대표 490명이 숙의과정을 거쳤다. 여기서 나온 '숙의자료집'과 국회 기록보존소의 '국회기록과 입법으로 본 대입 제도의 변천' 자료를 참고해 입시제도 변천사를 살펴봤다.
◇'대학 마음대로'…대학별 본고사 시절=대입제도가 도입된 1945년부터 1953년까지는 대학별로 신입생을 뽑았다. 정부가 정한 건 시험날짜와 시험과목 뿐. 각 대학이 시험 문제를 출제하고 '입맛대로' 학생을 뽑았다. 특혜는 그때부터 있었다.
그러자 정부는 1954년 대입 국가연합고사와 대학별 고사 등 2단계 대입제도를 도입했다. 수험생들은 먼저 국가가 주관하는 연합고사를 치르게 됐다. 정부는 대입정원 1.3배수 수험생까지 본고사 응시자격을 줬다. 수험생 입장에선 두가지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게 부담이었다. 1955년부터 다시 대학별 단독시험제로 회귀했다. 이는 1961년까지 이어졌다.
1962년 5.16 쿠데타로 군사정부가 들어서면서 대입제도는 또 한 번 달라졌다. 이때 등장한 게 대입 자격 국가고사제. 역시 입시비리를 없애자는 취지였다. 국가고사 성적과 대학별 고사와 면접을 더해 최종 합격자를 가려냈다. 단점이 있었다. 국가고사에서 탈락하면 대학별 고사를 치를 수 없었다. 미달사태가 속출했다. 정부는 결국 1년만에 이 제도에도 칼을 댔다.
1963년에는 기존 대입자격 국가고시제와 대학별 본고사를 병행했다. 1964~1968년에는 대학별 단독고사를 부활시켰다. 1969~1980년엔 대입 예비고사와 대학별 본고사가 병행됐다. 예비고사 합격생만 본고사에 응시할 수 있었다. 1973~1980년에는 내신제도가 병행됐다. 사교육 수요가 늘며 고액과외가 성행했던 시기다.
1980년 전두환 군사정권은 본고사를 폐지했다. '과외 전면금지'를 내걸고 '교육정상화 및 과열과외 해소방안'을 발표했다. 과외금지는 20년 후인 2000년 사라졌다. 헌법재판소가 과외금지법을 위헌으로 판단하면서다.
◇'학력고사 세대'의 등장=1982년부터 1993년까지 입시를 치른 수험생들은 '학력고사 세대'로 불린다. 1981년 국가보위입법회의는 '교육법'을 개정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선발방법으로 대학 입학을 정하도록 했다. 학력고사와 내신 점수를 합산해 선발하는 방식이 도입됐다.
하지만 학력고사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학력고사 단점으론 암기 위주의 경쟁 교육, 점수별 대학 서열화 등이 꼽혔다.
◇'수능' 도입 취지는 "종합적 고등 사고능력 평가"=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도입된 건 1994학년도 입시 때다. 종합적 고등 사고능력을 평가한다는 취지에서다. 문제는 '난이도 조절'이었다.
도입 첫해 수능은 8월과 11월 두차례 치러졌다. 난이도가 다른데 점수를 보정할 방법이 없었다. 이듬해부터 연 1회로 달라진 이유다.
1994~1996년까지는 수능과 고교 내신, 대학별 고사가 병행됐다.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대입전형요소 반영비율과 방법을 결정했다. 1997~2001년엔 수능과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대학별 고사 점수를 반영했다. 이 체제는 2002~2007년에도 유지됐다. 다만 선택형 수능이 도입되고 직업탐구 영역이 신설됐다.
2008년 대입에선 '등급제'가 나왔다. 수능 성적은 등급으로만 제공했다. 표준점수와 백분위 점수는 수험생조차 알 수 없었다. 2009학년도 수능부터는 다시 표준점수, 백분위가 부활했다. 입학사정관 전형과 사회배려자전형이 활성화되는 등 입시 방법이 다양해지기도 했다.
◇"대입전형 간소화하자"…그렇게 나온 '학종'=2013년엔 기존 입학사정관제도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 확대됐다. 대입 간소화 정책에 따라서다. 논술 등 대학별로 치르던 과정은 폐지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2015년도부터는 학교 외부 실적(공인어학성적·교외수상 등)을 평가에서 배제했다. 학생부 중심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학종 역시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돈과 권력, 인맥이 있으면 유리한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평가근거를 알기 어렵고 사교육 시장만 키웠다는 불만도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여권 내 학종 개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 대통령이 대입제도를 재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리기까지 이르렀다. 어느 시점에든 입시는 뜨거운 감자다. 신분 상승을 위한 '사다리'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과정의 '불공정'에 국민들이 '분노'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지난 역사에서 정권이 대입제도를 쥔 키를 돌린 '명분'은 항상 비슷했다. 공정성 문제를 바로잡고 사교육 기승을 막겠다는 명분이었다.
김평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