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투기논란' 전 행복청장 땅 가보니…국도 옆, 집짓기엔 '갸우뚱'

뉴스1 제공
2021.03.16 16:06

세종 연서면 봉암리 국가산단 길목, '투자상품'으로는 최적
"노후 거주목적 매입" 해명 무색…주민들 "시끄러워 못살아"

차관급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을 지낸 A씨가 퇴임 4개월 뒤인 2017년 11월에 매입한 세종시 스마트국가산업단지의 길목 봉암리 땅 인근의 모습. 행복청장은 세종시 도시건설을 책임지는 자리여서 A씨가 직무상 얻은 정보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2021.3.15/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주변을 둘러봐…집 지을 만한 곳인지."

16일 오전 11시. 최근 세종 연서면 스마트국가산단 예정지 일원에 땅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나 투기 논란에 휩싸인 A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의 봉암리 땅을 찾았다.

'행복도시 건설'의 정점에서 한때 세종시 신도시 건설을 주도한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이 노후에 집을 짓고 살기 위해 산 땅이라고 하기에는 일반인이 보기에도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A 전 청장이 소유한 이 땅은 국가산단 예정지인 와촌·부동리의 경계에 있다.

현재 세종 신도시 방면에서 국가산단 예정지인 두 마을로 들어가기 위해 지나야 하는 길목이다. A 전 청장의 소유 토지는 바로 이 도로변에 맞닿아 있다.

국가산단 예정지로 확정된 서측 부동리 경계까지는 직선거리로 430여m, 반대편으로 확장공사가 진행 중인 국도 1호선과는 불과 150여m 떨어졌다.

실거주 목적의 주택 건립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게 인근 주민의 얘기다.

한 주민은 "여기에 무슨 집을 지어? 주변 좀 봐. 차만 쌩쌩 다니는 데 시끄러워 못살아"라고 말했다.

땅 투기 논란을 불러온 A 전 행복청장이 소유 중인 토지 입지(해당 토지가 특정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편의상 대략적인 위치만을 원안에 넣었음). ©뉴스1

인근 부동산중개업자들의 말도 다르지 않았다.

한 업주는 "도로와 맞닿아 있어 주택을 짓겠다는 용도로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당시 상황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다는 한 중개업자도 "이전 토지주는 땅을 판 뒤 평택으로 간 것으로 안다"면서 "집을 짓기보다도 노후 재테크용으로 '상가 임대'나 하려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 도로변과 마주해 있는 위치 탓에 인근에는 주택 한 채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시각을 달리해 개발 이득 목적의 '투자상품'으로 본다면 최적의 입지라는 게 인근 부동산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한 중개업자는 "보도에 나온대로"라며 "산단 예정지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바로 인접한 땅이다 보니 개발 수혜는 똑같이 입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구단위계획을 봐야겠지만, 현재 입지에서는 세종 신도시에서 예정지로 들어가는 유일한 진입로인 만큼 이만한 입지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 전 청장은 2017년 7월 행복청장 자리에서 퇴직한 지 4개월 후인 11월 이곳에 622㎡ 토지와 함께 대지 건물 246.4㎡를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정과제 중 하나로 지역을 대상으로 한 국가산단 지정 움직임이 잇따르면서 세종시는 당해 년 11월 연서면 일원을 포함한 3곳을, 국토교통부에 후보지로 추천하기 위한 검토 작업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하필 A 전 청장이 토지를 매입한 시기와 맞물려 의혹이 쏟아지는 이유다.

이후 2018년 8월 A 전 청장이 산 토지 인근 와촌?부동리가 스마트국가산단 예정지로 확정됐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