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여대 앞 대학가 원룸텔 안을 배회하던 수상한 남성 A씨가 경찰에게 붙잡혔다. 피해자는 없었다. A씨가 침입한 지 10분도 채 되지 않아 주민 신고가 들어왔다. 차량 대부분에 설치된 블랙박스처럼 집집마다 현관 앞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도어카메라 설치가 보편화되면서다.
#내년 봄 함께 결혼식을 올리는 B씨와 C씨는 1인 가구 커뮤니티에서 처음 만났다. 직장에 취직한 이후 소개팅말고는 이성을 만날 기회가 없었던 그들은 지자체의 1인 가구지원센터에서 요리를 배우다가 친해졌다. 청년 1인 가구를 위해 지원되는 공공주택에서도 동아리 등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많은 커플이 나왔다.
1인 가구가 주된 가구로 자리잡은 미래에 대한 상상이다. 그러나 머지않아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서울시는 주거침입 등의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1인 가구에 보안서비스를 지원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1인 가구가 느끼는 힘든 점 중 하나로 꼽히는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한 상담 지원, 사회적 관계망 형성 지원 등의 사업도 추진 중이다.
"세계 인구의 절반이 혼자 사는 날이 머지 않았다"는 국내의 한 연구보고서에서 나온 예측처럼 1인 가구 증가세는 가파르다. 2020년 통계청 인구총조사 1인 가구수는 664만3354가구로 전체 가구의 31.7%를 차지했다.
서울시 1인 가구 비중은 34.9%다. 가구인원 수의 감소는 현재진행형이다. 결혼이 늦어지면서 혼자 사는 기간이 길어졌다. 저출생, 비혼 등으로 결혼을 하지 않거나 자식을 갖지 않는 사람도 늘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낮지 않다. 2037년까지 한국의 1인 가구 비중은 35.7%에 이를 전망이다. 이러한 증가 추세는 일본(39.0%, 2037년)보다 낮고 영국(33.1%, 2041년), 캐나다(30.2%, 2036년), 뉴질랜드(27.8%, 2038년), 호주(26.5%, 2037년)보다 높은 수준이다.
1인 가구는 모습도 다양하다. 여성, 대학생, 직장인, 어르신 등 성별, 나이, 소득수준에 따라 특성이 다르다. 안전, 외로움, 질병 등에 대한 우선순위도 가구마다 다르다. 부모와 자녀 둘로 대표되는 전형적인 모습의 핵가족이 주된 가구일 때와 비교하면 정책 하나를 만들더라도 일괄 적용하기 어렵다.
1인 가구 내 성별을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여성(53.2%)이 남성(46.8%)보다 많다. 연령별로는 20대·30대 청년층(48.3%), 60대 이상 노년층(25.5%), 40대·50대 중장년(25.2%) 순이다.
지난해 1인 가구 비율이 50%가 넘은 자치구도 나왔다. 대학생, 취업준비생, 직장인 등 청년층 수요가 높은 곳이다. 자치구별 1인 가구 비율은 관악구(51.9%), 중구(41.4%), 종로구·광진구(41%), 금천구(40.9%), 동대문구(40.5%) 순이었다. 서울시 전체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관악구(9.3%), 강서구(6.2%), 송파구(5.3%), 강남구(5.0%), 동작구·영등포구(4.6%) 순이었다.
지자체 차원의 종합적인 정책 드라이브는 이제 시작 단계다. 서울시는 수요 맞춤형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의견 수렴을 먼저 한다. 올해 하반기 실태조사, 시민아이디어 공모, 전문가 자문회의 등 정책과제 도출해 11월 종합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1인 가구 지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1호 공약이다. 취임 이후 각 부서에 흩어져 있던 업무를 종합해 시장 직속 1인 가구 특별대책추진단을 구성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1인 가구 증가로 사회 모습이 변화하고 정책 수요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서울 시내에 1인 가구지원센터가 20개가 설치돼있는데 수요에 비해 직원 수가 적고 건강가정지원센터와 혼재돼있다. 컨트롤타워를 명확히 하는 등 활성화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