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물길을 열어 한강의 가치를 높이다

윤종장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
2022.12.14 03:50

과거 삼국시대 각국은 한강 유역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실제로 한강 물길을 다스리는 것은 나라의 흥망성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한강은 한반도의 중심을 흐르는 강으로, 군사적 측면뿐 아니라 경제·사회·외교적으로도 활용 가치가 높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역사적으로 우리나라는 한강의 물길을 활용해 국운을 융성시켜왔다.

한강은 오늘도 서울을 가로지르며 흘러간다. 시민의 일상 공간이자 국내외 관광객이 즐겨 찾는 명소이며, 유례없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는 건강하게 휴식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한강공원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올해 한해 동안 국내 작가의 조각품 약 1090점이 한강공원 곳곳에 전시돼 대규모 야외 미술관으로 사랑받았고, 여름철엔 도심 속 수상레저의 명소로도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다.

서울시는 이제 한강이 서울의 대표 브랜드이자 세계적인 매력 자원으로서 가진 가치를 본격적으로 발굴하고 알리려 한다. 벤치와 잔디에 앉아 바라보기만 하던 한강에서 직접 뛰어들어 새로운 경험을 즐기고, 한강을 통해 세계와 연결될 수 있도록 변화를 거듭할 계획이다. 수변에서 수상으로, 서울에서 세계로 한강이 가진 무궁무진한 잠재성을 펼치고자 하는 것이다.

과거 한강 개발은 치수(治水)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안전한 일상을 위해 하천의 범람을 막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기 때문이다. 그러다 88서울올림픽의 유치로 하천 변을 여가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인식이 생겨났고 9개의 한강공원이 조성됐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추진되며 '점(點)'으로 자리했던 한강공원이 '선(線)'으로 연결됐다. 지금의 11개 한강공원에 안내센터가 조성된 것도 이 시기다. 이수(利水)의 개념으로 접근해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공원 환경이 갖춰졌고, 한강 남북으로 자전거도로가 이어졌다. 카페와 매점을 비롯한 문화시설도 곳곳에 생겨났다. 그렇게 우리가 사랑하는 한강공원의 모습이 갖춰졌다.

그리고 올해 코로나19로 멈추어있던 관광 수요가 급등하고 새로운 경험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제 한강이 가진 미래 가치와 잠재성을 적극 발굴해 세계인의 발길을 사로잡을 차례가 됐다. 도심 속 수상레저를 활성화해 한강을 보다 입체적으로 즐기고, 한강의 숨은 매력인 석양을 전략적 관광 콘텐츠로 활용하고, 한강 물길을 통해 해상관광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 등이 예시가 될 수 있겠다.

그중 '세계로 향하는 서해뱃길 사업'은 서울의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물길 활용의 첫 관문이다. 2010년 지방관리무역항으로 지정된 여의도에 서울항을 조성해 '한강~서해~동북아'를 잇는 서해뱃길의 활용 가치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올해 한강~경인아라뱃길 유람선 정기운항을 시작했고 내년부터는 1000톤급 유람선이 여의도에서 승하선을 할 수 있도록 시설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게 서울항 및 서해뱃길을 조성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설계와 공사를 거쳐 2026년에 서울항 운항을 개시하는 것이 목표다.

바라보며 휴식하는 것도 한강의 가치 중 하나지만, 물길을 따라 세계로 통하는 관문이라는 점은 한강의 무궁무진한 잠재성을 보여준다. 한강 물길이 가진 가치를 다시 찾는 일은 동북아 시대의 관광자원을 확보할 뿐 아니라, 세계와 소통하는 새로운 창구로서 무궁무진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일이다. 앞으로의 한강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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